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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사 근처에 있는 KT 대리점에 방문, 기존에 사용중인 알뜰폰 통신사에서 메이저 통신사로 번호 이동하고, 5G 심플 110GB 요금제로 설정한 다음, 5G 데이터 쉐어링 부가서비스를 추가하여 iPad Pro의 개통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적어도 여기까진 순조로웠습니다. 그런데.. 개통 절차 끝무렵 QR코드를 인식하는 단계에서 인식이 안된다는 겁니다. 대리점에서 개통이 안될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예의 동일한 경고 메시지...

 

셀룰러 요금제를 추가할 수 없음

이 코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사용자의 이동통신사에 문의하십시오.

 

그들은 당황하고 저는 절망하고... 그간 수 많은 디바이스를 사용해오며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접하게 되니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쳐오더군요. 일단 대리점에서는 기기 이상을 의심했기에 개통 절차를 중단하고 Apple 지원 쪽에 전화를 걸어 원격으로 하드웨어 이상 여부 등을 체크 했습니다. 그 결과,

 

"기기는 정상입니다."

"통신사의 EID 값에 오류가 있는 것 같으니, 다시 개통절차를 진행해보세요."

 

일단 그러하다고 하니, 전 다시 KT 대리점에 방문하여 동일 상품의 개통 절차를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 여전히 문제는 미해결 상태. 그런데 신기한 건 개통 과정에서 기기의 IMEI 값을 등록했을 때, 호출된 EID 값과 통신사 DB에 반영된 EID 값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기기에 등록된 EID는 "89049032020008885900226824774231" 이였는데, 통신사 DB에 반영된 EID는 "89049032007408882600193193876960"이라는 것이죠. 일단 느낌은 왔는데, 정확한 상황 판단은 미뤄두고 애플스토어 강남에 들러 해당 제품에 대한 반품을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구매한 지 14일 이내였거든요. 애플이 이 점은 참 마음에 듭니다.ㅎㅎㅎ

 

기기의 EID와 통신사에 등록된 EID 값이 서로 다릅니다.

 

반품 후 즉시 새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앞서 11인치 M5 1TB WiFi+Cellular Nano-texture 글래스 모델을 주문했었는데, 해당 모델의 정도 좀 떨어졌고, 냉정함을 되찾는 시간을 거쳐 512GB WiFi+Cellular로 다운그레이드를 했습니다. 기기의 트러블 덕분에 100만원쯤 세이브된 느낌이랄까.. 흐흐..

 

여튼, 기기를 새로 받아들고 바로 대리점으로 직행, 예의 개통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대리점 담당자의 표정에서 또 왔냐는 느낌을 전달 받았지만 일단 무시하고 개통을 진행했는데요, 이번엔 한 방에 개통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너무 싱겁게 말이죠. 그 순간.. 저도 모르게 그만 "아니 x발, 뭐라고요?" 하고 외쳐버렸고 현장이 빵 터져버렸습니다. 순간 욕이 나와 죄송하다 하니,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다행히도 새로 구매한 기기의 EID 값과 동일한 값이 KT 통신사 DB에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느낌이 왔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의심되었던 부분 중 하나가 아직 KT에서 M5 셀룰러 모델의 EID 등록이 안되었을 가능성이었습니다. 간혹 신제품이 출시되면 제품 등록까지의 텀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또 다른 가능성은 EID 값이 잘못 반영되었을 가능성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KT eSIM DB에 기기의 EID인 "89049032020008885900226824774231" 값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서버가 대체 값(Proxy-EID 또는 EID Virtual Mapping)인 "89049032007408882600193193876960"로 임의 등록해버린 것이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서버 상에서 프로파일의 등록은 완료 되었다고 인식되지만, 잘못된 EID 값으로 반영된 QR 코드를 인식하니 아이패드에서는 아이패드 내 고유의 EID 값과 다르기에 유효하지 않은 값이라 뱉어낸 셈인거죠. 결국 이 문제는 기기가 아닌 KT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런데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KT 본사의 eSIM 담당팀(정확한 부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과의 컨텍을 통해 실제 단말의 EID를 Proxy-EID가 아닌 정식 EID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만, 개인이나 대리점 단위에서 이를 처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고도 번거로운 일이기에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쉬운 절차.. 반품 후 재구매 루트를 택하게 된 셈이죠. 다만, 제가 반품한 기기를 누군가는 구매해서 사용하게 될텐데, 저와 동일한 문제는 겪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Apple 지원센터에 전화를 걸어 이와 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반품했던 기기의 IMEI 값을 전달한 후 체크해달라고 이야기를 전해놨습니다.

 

"정말 번거로운 일인데,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빈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상담사 분의 인상적인 사례 멘트에 몇 일간의 마음 고생이 풀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번외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애플의 기술지원 상담은 만족도가 높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정말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집요함..(상담을 요청한 사람이 지친다..) 그리고 상당한 수준의 기술적 이해.. 과연 KT에서 이런 감사의 멘트를 들을 수 있을 지 물음표를 던지며, iPad Pro M5 셀룰러 모델 알뜰폰 eSIM 개통기! 편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아, 기기의 EID 값이 KT, SKT, LG U+ 서버에 제대로 반영되었다면 해당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통신사에서도 정상적으로 개통될 거라 생각되고요, 다만 전 그냥 월 5천원 내고 이용하는 데이터 쉐어링으로 가입을 마쳤습니다. 40GB나 쉐어링되니 웬만한 알뜰폰 통신사 상품보다 가격 측면도 저렴하고 용량도 빵빵하고!! 근데 진짜 낚시성으로 남긴 글 아니예요.ㅎㅎㅎ


온라인 공간에서 야메군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25년 차 서비스 기획자.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메가엔터프라이즈,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 최근 스타트업계로 이직,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자율주행 도메인을 거쳐 현재 SaaS 기반 Monitoring 도메인에서 유일한 기획자로 재직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2008년부터 약 15년간 서비스기획자의 성장을 위한 온/오프 강의를 통해 후배 기획자를 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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