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안녕하세요, 야메군입니다.
한동안 주니어의 백문백답 콘텐츠를 작성하느라 서비스 기획 가이드 코너를 살짝 미뤄 뒀었는데, 오늘 다룰 주제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간단히 정리하기엔 양이 좀 많아서 개념과 실무 2회로 나눠 작성합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라요!
2023년 이후, 많은 기획자들의 일상에 갑자기 새로운 도구가 찾아 왔습니다. 바로 Chat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입니다. 이 도구는 질문만 입력하면 보고서 초안을 써주고, 경쟁사 분석을 정리해주며, 심지어는 기능 정의서의 첫 버전까지 뚝딱 만들어내죠.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기획자마다 얻는 결과물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은 뼈대만 있는 밋밋한 답변을 받고, 어떤 사람은 바로 회의실에서 발표할 수 있을 만큼 잘 정리된 답변을 얻습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운”이 아닙니다. 바로 프롬프트(prompt), 즉 질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차이입니다.
기획자의 업무는 원래부터 “좋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조화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질문을 할지, 개발자와 협업할 때 어떤 언어를 쓸지, 시장을 분석할 때 어떤 프레임을 잡을지 모두 질문의 설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들어와서 “좋은 질문을 던지는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단순히 “AI에게 질문 잘하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기획자가 AI라는 새로운 협업자와 함께 일하기 위한 새로운 언어이자 도구입니다. 주니어 기획자가 이 개념을 빨리 익히고 연습한다면, 단순 보조 도구 수준을 넘어 업무 성과를 폭발적으로 높이는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그렇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은 AI 모델, 특히 LLM이 원하는 방식으로 답변하도록 입력 문장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기법입니다. AI 모델은 인간처럼 ‘상황’을 이해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던지는 단어와 문장 패턴을 기반으로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변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따라서 같은 질문이라도 표현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그냥 “개와 고양이의 차이점을 설명해줘.”라고 묻는다면 단순 나열형 답변이 나옵니다. 하지만 “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야. 어린아이에게 설명하듯 쉽게 풀어줘.”라고 하면 친근한 비유와 쉬운 단어가 포함된 답변이 나옵니다.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입니다.
프롬프트와 기획자의 언어
기획자는 이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과 닮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자에게 기능을 설명할 때 “요구사항 정의서”라는 형식을 사용하고, 디자이너와 협업할 때 “사용자 시나리오”를 작성하며, 경영진에게 보고할 때는 “IR 피치덱”이나 “기획 보고서”라는 형식을 씁니다.
즉, 기획자는 문맥과 상황에 맞는 언어와 프레임을 설계하는 전문가입니다. AI에게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역할’을 부여하고 어떤 ‘출력 형식’을 지정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죠. 그럼 우리가 다루어야 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여러가지 기법에 대해 살펴보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는 여러 가지 기법이 있지만, 주니어 기획자가 처음 접했을 때 가장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각각을 단순히 정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Zero-shot Prompting (아무것도 주지 않고 질문만 던지기)
Zero-shot이란 말 그대로 “예시가 0개”라는 뜻입니다. 그냥 궁금한 내용을 바로 질문하는 방식이지요. 예를 들어, “신입 서비스 기획자가 첫 주에 해야 할 일을 알려줘.“라고 묻는 것이 Zero-shot 프롬프트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단순함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바로 질문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질문이 모호하면 답변도 모호해집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 리서치 방법을 알려줘.“라고만 하면, 아주 일반적이고 피상적인 답변이 돌아오기 쉽습니다.
따라서 Zero-shot을 활용할 때는 질문 자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신입 기획자가 1주일 안에 진행할 수 있는 사용자 리서치 방법 3가지를 알려줘.“라고 물으면, 훨씬 실질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Role Prompting (AI에게 역할 부여하기)
아마 롤 플레잉(Role Playing)이라는 게임 장르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가상의 캐릭터를 통해 다양 퀘스트를 거치며 육성하는 류의 게임을 통칭하는 용어인데, Role Prompting 역시 롤 플레잉 게임의 개념과 비슷하게 AI에게 특정 역할을 맡겨서 답변의 톤과 깊이를 조절하는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너는 10년 차 서비스 기획자야. 신입 기획자에게 멘토링하듯 설명해줘.“라고 지시하면,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조언 형식의 따뜻한 답변이 나옵니다.
이 방식은 특히 기획자의 보고서 작성이나 교육 자료 작성에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너는 UX 디자이너야. 사용자가 회원가입하는 과정을 시나리오 형태로 설명해줘.“라고 하면, 실제 디자이너의 시선에서 필요한 플로우를 제안받을 수 있습니다.
즉, Role Prompting은 답변자의 시각을 바꿔주는 렌즈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맥락(전문가·초보자·고객 등)에 맞춰 AI가 대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3.Few-shot Prompting (예시 몇 개로 학습시키기)
Few-shot은 ‘적은 수의 예시’라는 뜻입니다. AI에게 원하는 답변의 형식을 예시 몇 개로 보여주고, 그 패턴을 따라 답하도록 만드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경쟁사 분석”을 하고 싶다면, 먼저 이런 예시를 줍니다.
1. 서비스 명 : A사 앱 / 주요 기능 : 커뮤니티 / 차별점 : 반려동물 종별 맞춤 콘텐츠 제공
2. 서비스 명 : B사 앱 / 주요 기능 : 건강기록 / 차별점 : 자동 체중 그래프 생성
그리고 나서 “같은 형식으로 C사, D사의 앱을 정리해줘.“라고 하면, AI가 위의 예시 구조를 학습해 그에 맞춰 답변을 내놓습니다. Few-shot의 유용함은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출력 형식과 깊이를 직접 보여주면, AI는 그 패턴을 그대로 모방합니다. 기획 업무에서 반복적인 표 작성, 리스트업 작업, 보고서 초안 작성 등에 특히 유용합니다.
4.Chain-of-Thought Prompting (단계별 사고 과정을 강제하기)
Chain-of-Thought는 말 그대로 “사고의 사슬”입니다. 답변을 곧바로 내놓는 대신, 중간 사고 과정을 단계별로 드러내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신규 펫케어 앱의 사용자 유지율을 높일 방법을 제안해줘.“라고 묻는 대신,
1단계 : 현재 사용자의 이탈 원인을 나열해줘
2단계 : 각 원인의 심각도를 평가해줘
3단계 :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해줘
라고 지시하면, AI는 단계별로 생각을 정리하면서 답변을 내놓습니다. 이 방식은 특히 논리적인 분석이나 의사결정 지원에 강력합니다. 기획자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쪼개는 데 익숙해야 하는데, Chain-of-Thought를 활용하면 AI도 마치 기획자처럼 사고 과정을 따라오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대표적인 네 가지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을 알아봤는데요, 그 특징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Zero-shot은 가장 단순하지만, 질문의 구체성이 중요!
Role Prompting은 답변의 톤과 관점을 바꿈!
Few-shot은 원하는 출력 형식을 AI에게 학습시키는 도구!
Chain-of-Thought는 논리적 사고 과정을 끌어내는 프레임!
이 네 가지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입문 4종 세트’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기획자는 이미 요구사항 정의서, 화면 시나리오, 보고서 템플릿 같은 “프롬프트”를 일상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기법들을 조금만 응용해도 AI를 훌륭한 보조 기획자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기획 업무에서의 예시를 바탕으로 기법 사용 사례를 상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사족으로 AI 시대에 접어들며 사라지는 점차 AI로 대체되는 직군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죠. 기획자는 어떨까요? 위에서 정리했던 것과 같이 AI 시대의 도래는 기획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겁니다. 그 기회, 놓치지 마시죠!
온라인 공간에서 야메군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25년 차 서비스 기획자.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메가엔터프라이즈,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 최근 스타트업계로 이직,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자율주행 도메인을 거쳐 현재 SaaS 기반 Monitoring 도메인에서 유일한 기획자로 재직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2008년부터 약 15년간 서비스기획자의 성장을 위한 온/오프 강의를 통해 후배 기획자를 양성 중.
'똘끼의 웹기획론. > 서비스 기획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바른 설문조사 작성을 위한 가이드 (0) | 2025.04.30 |
---|---|
MAU, DAU가 당신의 성과가 될 수 없는 이유 (0) | 2023.12.13 |
성과 측정, 어떻게 해야할까? ① (0) | 2023.10.16 |
실무에서 쓰이는 기획의 개념과 원리 (3) | 2023.09.19 |
좋은 기획 강의를 고르기 위한 제안. (0) | 2023.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