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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야메군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사용자가 서비스 또는 제품의 핵심가치(Value Proposition)를 경험하고 이를 계기로 서비스의 사용성이 극대화/활성화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일컬어 아하! 모먼트(Aha! moment)라 하는데, 한마디로 문제 해결 방법이나 복잡한 개념이 갑자기 실현되거나 이해되는 것으로 풀어볼 수 있습니다. 마치 마음 속에 전구가 켜지면서 이전에는 불분명했던 생각이나 답을 밝혀주는 것과 같죠.

 

아하! 모먼트가 발생하는 순간은 예상치 못한 경우가 많으며, 이 경험을 통해 고객은 표현하기 힘들만큼의 만족감이나 흥분을 경험할 수 있죠.(마약 같은 건가...) 이와 같은 경험은 여러분도 간헐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이전에 갔던 맛집의 이름을 한참 생각하다가 갑자기 "아! 맞아!"하고 떠오른 경험. 그리고 퀴즈에 대한 답이 머릿 속에서 흐릿한 윤곽만 보이다가 갑작스레 안개가 확 거치며 정답이 떠오른 경험들을 아하! 모먼트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아마 이쯤이면 아하! 모먼트에 대해 대략적인 감을 잡으셨을텐데요, 실무적 관점에서 접근해볼게요. 만일 고객이 당신이 만든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뜻하지 않게 무척 유용한 기능 내지 팁 하나 발견하고 이를 매개로 서비스를 더욱 쉽게 이용하는 것을 아하! 모먼트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예를 들어볼게요.

 

아하! 모먼트와 응용

만일 당신이 특정 커머스에서 검색을 통해 상품을 찾는다고 가정해보죠. 보통은 상품 명이나 브랜드 명 혹은 용도와 같은 특정 키워드를 입력 후 검색하게 되는데,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이 힘들 수 있습니다. 이때 고객은 검색 내 필터링 기능을 발견하고 그 기능을 활용해 원하는 상품을 한 번에 찾아 내는 것도 일종의 아하! 모먼트 입니다. 또 다른 예로 당신이 1,000피스짜리 퍼즐을 맞추고 있다고 가정해볼게요. 어찌어찌 절반 쯤의 퍼즐을 맞춰 나간 상태인데, 상당히 중요한 위치의 퍼즐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찾아도 그 위치의 퍼즐 조각을 찾지 못다가다 갑자기 눈에 띈 딱 맞는 한 조각을 찾으며 희열을 느끼는 시점도 아하! 모먼트입니다.

리테인된 고객이 가장 많이 하는 행동 #A가 아하! 모먼트이다.

 

어떤가요? 이러한 정도의 느낌이라면 여러분도 하루에 한 두번쯤의 경험은 가지고 계시겠죠? 이렇게 일상적인 사례를 통해 아하! 모먼트에 대한 개념을 간단히 정리해봤는데요, 그럼 서비스의 관점에서 아하! 모먼트를 어떻게 응용하면 좋을지도 한 번 알아보죠. 

 

1. 정기적인 활용 팁 배포

팁과 활용방법을 콘텐츠로 만들어 이메일 등의 수단을 통해 정기적으로 배포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미처 알지 못했던 기능이나 활용 용도를 발굴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합니다.

 

2. On-boarding 프로세스의 구축

엠플리듀드와 같은 사용자 동선 분석 툴이나 설문조사 등을 통해 사용자의 기능 활용 빈도를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잘 사용되지 않거나 활용 방법을 잘 모르는 기능을 중심으로 On-boarding 프로세스를 만듭니다. 만일 서비스에 제대로 된 튜토리얼(Tutorial) 기능이 없다면 게이미피케이션 요소와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환경을 구축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를 통해 서비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가이드 환경을 만드는 것도 사용자로 하여금 아하! 모먼트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3. 크로스 플랫폼과의 연계

대표적으로 소셜 로그인을 통한 간편한 로그인 지원도 아하! 모먼트라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API를 통해 슬랙(Slack), 텔레그램(Telegram)등의 커뮤니케이션 툴과 연계하거나 구글 캘린더, 노션 및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과의 연계를 통해 서비스 활용의 범위를 넓혀준다면 사용자에게 아하! 모먼트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아하! 모먼트 도출 정의

위에서 언급한 응용 케이스들은 접근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고객의 리테인(Retain)을 만들어 내기 위한 행위입니다. 관련해서 페이스북이나 슬랙, 트위터(현 엑스)도 각각 고객 리테인의 기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아하! 모먼트는 "고객의 가입7일 내에 10명의 친구를 추가한다."이고, 슬랙은 "팀이 워크스페이스 안에서 2000개의 메시지를 보낸다." 트위터는 "30명 이상팔로우 한다."와 같은 내용이죠. 

 

위 사례의 공통점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점이고 이러한 서비스들은 얼마나 많은 네트워킹이 이루어지느냐가 아하! 모먼트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조건의 아하! 모먼트 포맷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하! 모먼트의 기본 포맷

 

1. A(행동)

고객의 행위에 따라 인과관계가 형성된 제품의 핵심가치를 의미합니다. 이미 PMF(Product/Market Fit)를 찾은 단계이기 때문에 이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2. B(기간)

앞에서 언급한 A(행동)가 유발되기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며, 기간의 텀은 가급적 짧게 설정되어야 합니다. A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객이 제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C(횟수)

한 두 번 행위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리테인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 이상의 반복된 행위를 유지할 때 리테인되었다고 정의되며, 그 횟수는 10회 내외로 결정됩니다.

 

만일 아하! 모먼트 도출 및 지표를 관리할 계획이라면 먼저 핵심가치가 무엇인지를 알아야하는데요, 이미 핵심가치를 알고 있다면 특정한 사실을 바탕으로 일반적 결론을 이끌어내는 귀납적 추리일반적 주장에서 특수한 법칙을 이끌어 내는 연역적 추리 두 가지를 사용하여 아하! 모먼트를 도출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예를 들어볼게요.

 

귀납적 추리방식은 "B(기간) 내에 A(행위)를 몇 번 수행한 사람이 리테인이 많이 되었는지 차트로 정리해보자."로 접근하는 방식이며, 연역적 추리방식은 "우리 서비스의 핵심가치는 A야. 그러니 A를 반복해서 경험하는 사람의 리테인 비율이 높을거야."로 정의해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추리 방식에 따라 데이터를 도출했을 때,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배제(Rule out) 해야할 데이터를 선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의 유지와 행동의 상관관계를 표현한 다이어그램

 

위 다이어그램에서 충첩된 부분은 고객의 크기라 했을 때, 좌측의 다이어그램은 1번의 행동을 수행하는 고객군의 리테인 규모는 작다고 해석됩니다. 반면, 우측의 다이어그램은 8번의 행동을 수행하는 고객의 리테인 규모가 더 크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 좌측의 다이어그램 데이터는 그로스해킹의 관점에서 볼 때 고객 유지에 효과적인 참여 임계 값(고객의 행동)이 낮기 때문에 아하! 모먼트 기준에서 배제됩니다. 그리고 우측의 다이어그램의 결과 데이터가 아하! 모먼트의 포맷 중 C(횟수)에 반영되는 데이터가 됩니다. (다만, 기능의 최적화 관점에서 볼 때 리테인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작은 행동을 보이는 고객의 행동을 늘리기 위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고객의 행동유형에 따라 A,B,C,D로 나눠볼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좀 더 구체화된 혹은 근거를 갖춘 아하! 모먼트를 도출하고 싶다면 인과관계에 따른 분석을 수행해야 하는데요. 먼저 고객의 행동 유형에 따라 다음과 같은 4가지 케이스를 분류해봅니다.

 

핵심 가치에 대한 고객의 액션과 리테인 여부 유형 분류

 

그 다음 두 가지의 계산식에 위 고객 유형 데이터를 대입하여 계산하게 됩니다. 여기서 필요한 두 가지 계산식은 방문자 당 수익을 의미하는 RPV(Revenue Per Visit) 계산식과 교차 값 계산식인데, RPV 측정은 고객의 서비스 방문당 생성된 수익을 측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고객과 서비스간의 상호 작용의 수익적 가치를 반영하는 전자상거래의 핵심 성과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RPV 측정을 통해 회사는 고객의 어떤 행동이 수익적 관점에서 더 유익한지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RPV의 통상적인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RPV(방문당 수익) 계산식

 

위 계산식은 Retained된 고객의 95% 이상이 한 행동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한 수식인데, 왜 95%인가에 대해서는 다른 지면을 통해 정리해보도록 하고요. 위의 계산식에 A 유형 즉, 특정 액션을 수행했고 리테인이 된 고객과 B 유형, 특정 액션을 수행하지 않았지만 리테인이 된 고객의 값을 각각 대입하여 계산해보면 정의된 특정 행동과 리테인의 상관관계가 수익에 미치는 정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최적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교차 값 계산식입니다. 교차값은 고객의 행동과 리테인 상태를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의 하위 집합 간에 관계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계산식을 통해 고객의 행동과 리테인의 우선 순위를 지정하거나 특정 행위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략적 관점에서 리소스를 어떻게 할당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데요, 먼저 계산식을 살펴볼게요.

 

교차값 계산식

 

교차값의 계산식은 특정 액션을 수행했고 리테인이 된 고객군인 A 유형특정 액션은 수행하지 않았지만 리테인이 된 고객군 B특정 액션은 수행했지만 리테인이 되지 않는 고객군 C를 합산한 규모보다 더 커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값을 넣고 계산했을 때 A 고객유형이 B+C 고객유형을 합산한 값보다 크다면 고객의 액션과 리테인 간에 건전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얼마나 많은 고객이 특정 행동을 수행하고 이 중에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지표로써 교차값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계산식은 매우 단순화된 특징을 띄며, 고객의 행동 횟수나 리테인 기간 또는 고객이 특정 행동을 하는 이유는 규정할 수 없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터로 정의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의 아하! 모먼트 도출 정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어떤 행동을 가장 많이 했을 때 리테인이 많이 되는지, 반대로 리테인이 많이 되는 고객들이 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규명하는 건 일견 명확해보이나 이러한 방법이 모든 서비스에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친구 추가나 메시지 보내기 같은 액션은 많은 유저와 연결될수록 서비스의 가치가 높아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반면 서비스의 가치를 느끼기 위해서 굳이 네트워크 효과가 필요 없는 서비스들도 있기 마련이죠.

 

예컨데 카카오T, 줌(Zoom), 익스피디아 등의 서비스가 그것입니다. 먼저 카카오T의 메인 비즈니스는 고객의 택시 호출 서비스 입니다. 이때 택시를 몇 번 호출하느냐가 아니라 택시 호출 후 몇 분 안에 택시가 도착하는지에 따라 아하! 모먼트가 발생합니다. 또 영상 회의에 많이 사용하는 줌은 첫 화상 미팅 진행을 위한 세팅과 성공적인 화상회의 경험을 갖는 것. 그리고 익스피디아는 첫 번째 예약의 경험에서 아하! 모먼트를 발생시키는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액션이 명확하며 중요한 액션의 발생 빈도가 낮을 수 밖에 없는 서비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 한 번 경험해도 크게 가치를 느끼는 페인포인트가 강력한 서비스라면 굳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하! 모먼트를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이죠. 다만 이런 서비스들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속적으로 리텐션과 통계학적 관점에서 의미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이 고객이 서비스의 가치를 느끼는 시점과 동일하다고는 볼 수 없으며, 긴 호흡을 통해 장기적인 방향성을 수립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거라 보여집니다. 

 

 

지금까지 아하! 모먼트에 대해 정리해봤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아하! 모먼트라는 것이 꼭 "데이터적으로 완벽하게 규정되어야만 성공적이냐?"라고 말할 수 있느냐한다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페이스북의 아하! 모먼트인 7일 내 10명의 친구를 추가라는 조건이 7일이 아닌 하루에 5명이든 7일에 30명이라도 지금의 페이스북으로 성장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아하! 모먼트는 팀 또는 조직이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치고 달릴 수 있는 목표를 갖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목적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보고요, 설정해놓은 아하! 모먼트가 달성되었을 때의 희열을 경험했을 때 비로써 서비스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ND


원래 간단하게 용어와 개념 정도 정리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조금 더 보강하자는 생각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한 두 시간이면 다 쓸 글이 탈고까지 근 일주일이나 소요됐네요.=_=; 예전엔 이런 정도의 글을 한 달에 10편씩 써댈 때가 있었는데 이젠 힘에 좀 부치네요. 허허.^^;


온라인 공간에서 야메군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23년차 서비스 기획자.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메가엔터프라이즈,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 최근 스타트업계로 이직,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자율주행 도메인을 거쳐 현재 SaaS 기반 Monitoring 도메인에서 유일한 기획자로 재직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2008년부터 약 15년간 서비스기획자의 성장을 위한 온/오프 강의를 통해 후배 기획자를 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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