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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7일(미국 현지날짜 기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애플의 새로운 디지털 디바이스인 아이패드(iPad)가 출시되었습니다. 9.7인치의 액정화면에 약 6~700g 정도의 무게. 여기에 10시간 가량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재생능력과 이론 상 100Mbps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고, 기존의 b/g 규격보다 넓은 지역의 WiFi를 이용할 수 있는 802.11n 등, 일상적인 휴대를 위해 갖춰야 할 대부분의 것들을 갖춘 아이패드..

하지만 그 사용자 인프라 측면에서 봤을 때 과연 저 제품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건, 사실 입니다. 아시는 것과 같이 아이패드 출시 이전에 이미 그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타블릿 노트북, UMPC 등이 큰 주목을 받으며 출시 되었으나 일부 특수 계층 사용자 들에게만 관심을 받았을 뿐.. 현 시점에서는 간신히 그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아이패드도 그와 같은 길을 갈 가능성이 농후 합니다.


[그림. 1]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스티브잡스.. (병마와 싸운 이후.. 참 많이 늙었네요..)


물론 과거 타블릿 노트북이 처음 나왔을 때에 비해, 더 나은 사용자 환경이나 아이폰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앱스토어의 10여만 개의 어플리케이션이란 든든한 컨텐츠 적인 배경 또 아이폰을 통해 탄탄하게 다져놓은 시장이 있는 만큼, 과거 타블릿 PC보다 상대적으로 마케팅적 우위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왜 아이패드를 사야하는가??' 에 대한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아이패드를 성공 시키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림. 2] 아이패드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하지만 꼭 아이패드여야만 하지는 않습니다.


 


즉, 사용자가 물건을 구매할 때 갖게 되는 '자기 합리화'를 아이패드에서는 찾기 어렵다는 점인데, 아이폰의 경우는 비록 보편적인 사용자가 접근하기 다소 어려운 스마트 폰 임에도 불구하고 '전화' 라는 필요성을 갖기 때문에, 주로 20대 이후로 편중되어는 있긴 하지만 아이폰이 인기를 끌었던 것에 반하여 아이패드는 딱히 그 필요성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하기 위해?'
'일정관리를 위해?
'전자책(e-Book)을 보기 위해?'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기 위해?'
'문서 작성을 위해?'
'편리한 휴대를 위해?'

 
어떠세요?  아이패드와 연결해서 생각하기에 딱히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제 경우는 그리 와닿지가 않는군요.  문서 작성을 제외한다면, 현재 잘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으로도 다 이용할 수 있는 내용이기에 굳이 새로운 기기를 또 들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또 지하철을 타거나 돌아다니며 문서 작성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구요..^^;

위의 일반적인 사용 예시 상에서 딱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없다면, 고작 좀 더 넓게... 그리고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만으로는 과거의 타블릿 PC나 UMPC와 같은 쇠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아이패드의 이러한 예상 시나리오는... 과거 애플에서 90년 대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출시되었던 뉴튼(Newton)의 사례에서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뉴튼은 PDA(Personal Digital Assitant) 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기기로 당시 노트북이라는 기기 자체도 대중들에게 활성화되지 않은 시점에 출시된 제품 입니다.


[그림. 3] 초창기 모델인 뉴튼 메시지패드 130


저 역시도, 2000년도 후반에 알바해서 모은 돈을 고스라니 쏟아부으며 뉴튼 메시지패드 2000 모델을 중고로 구입해 사용한 적이 있는데,(뉴튼 시리즈는 국내에서 거의 판매되지 않았습니다..)1kg에 육박하는 무게에 회색톤만 출력되는 액정을 가진 제품이었지만,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짜릿했습니다.

물론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이었기에, 서비스는 기대할 수도 없었을 뿐더러 한글지원도 되지 않았고(뜻있는 개발자 분이 자판과 입력기를 개발해주셨죠.) 어플리케이션 구하는 것 조차 힘들었지만, 편리한 UI 또 24시간 가는 울트라 슈퍼 배터리, 그리고 모뎀라인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으로 기억됩니다.. (물론 전 이용해보진 않았습니다..-_-;)

그렇게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뉴튼이었지만.. 사업부진을 이유로 1998년 출시된 eMate 300을 마지막으로 단종 되었습니다. (뉴튼 고유의 디자인을 가진 제품으로 보자면 메시지패드 2100 이 마지막 입니다.)

많은 이들이 호평할만한 훌륭한 기능을 갖췄음에도 뉴튼이 단종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물론 1,000달러의 높은 가격대도 일조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아이폰 만큼의 일상적인 필요성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만일 뉴튼이 뭔가의 특징성을 가지고 일상적인 필요성을 제공했다면 그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특정 유저 층만이 제품을 선호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림. 4] 별루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요?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이패드는 진일보한 앱스토어라는 엄청난 마켓이 형성되어 있고, 아이폰을 통해 편리한 UX환경을 유저들에게 확실하게 인지시켜 주었습니다. 그 때문에 제가 걱정하는 부분이 단순히 기우에 불과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아직 직접 손에 쥐지 않았기 때문에 저걸 어디에 써야 하는 것일까?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시 아이패드 역시도 특수사용자 계층에서 주로 이용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딱 떠오르는 느낌 상 보험관련 업계 분들을 위시한 영업판매 분야, 큐레이터, 물류분야 밖에 생각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PS.
이 글을 작성한 시점이 2010년 2월인데... 근 2년 여 가까이 흐른 지금 저 역시도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나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글 작성 당시엔 제품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으나 2011년 11월 현재 시점에서는 애플의 시장을 이끌어가는 탁월한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5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현재는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Machine learning과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출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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