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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교보문고나 예스24 등 국내 유명 온라인 서점에서는 디지털 디바이스업계와 손잡고 e-book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사실 ebook에 대한 업계가 가진 관심이나 소비자 기대치는 10 여 년 전인 2000년 즈음이 더 뜨겁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시, Amazon이나 반디앤노블 등 거대 온/오프라인 서점들이 앞다퉈 관심을 내비쳤고, 유수의 온라인기업에서 그에 대한 밝은 전망을 내놨던 것에 반해 현재의 e-book시장은 도서관의 색인시스템이나 PC 상에서만 열람 할 수 있는 제한된 포맷을 사용하는 어설픈 시스템이 고작 이었는데 최근 업계에서 한참이나 지난 퇴물 아이템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 아직 그 시장이 크지 않은 탓에 업계에서는 관련 통계를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기존에 실물 책을 읽는 사람들이 곧, 'e-book 전용 단말기를 하나씩 가지고 책을 읽을 것' 이라는.. 믿기 힘든 핑크 빛 전망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림. 1]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파피루스.
물론 이 같은 전망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은.. 일종의 블루오션이 되겠지만, 눈에 보이는 산재된 걸림돌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그저 신기루로 끝나게 될 공산이 크다고 보는데, 그럼 그 걸림돌에 대해 한 번 알아볼까요?
쓸데없는 인프라 구축의 유혹. - 우리가 표준을 만들꺼야!!
국내 e-book 시장의 인프라는 매우 취약한 편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인프라는 출판사들의 디지털 컨텐츠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사용자들의 전자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그리고 표준화되지 않은 전자책 플랫폼 등 3종 세트(?)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데, 이들 3종 세트 중, 제가 가장 크게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e-book 자체가 어떤 틀이 없는 상태에서 이놈 저놈(?)들이 모두 제각각의 표준(?)을 만들고 있다는 점 입니다.
여기서의 표준은 다시 포맷의 표준과 유통의 표준으로 나뉘게 되는데, 포맷의 표준부터 살펴보면 현재 대부분의 e-book 포맷은 어도비 사의 PDF로 되어 있고 e-book를 유통하고 있는 각 온라인 업체들이 자사에서 제작한 리더 프로그램 상에서만 열람할 수 있도록, 어설픈 DRM(?)을 걸어 판매하고 있는 현실인데,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 됩니다. (최근들어서는 한국이퍼브와 대형 도서유통사를 중심으로 한 표준 포맷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e-book 사용자의 인프라 자체가 매우 좁은 상황에서, 각 업체들이 제각각의 포맷으로 자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하는 좁은 시야각이 가능성 있어 보이는 시장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 즉, 다시말해 업체들이 자신들만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의미없는 시간과 비용을 쏟기보다는 포맷의 표준화를 구축할수 있는 일종의 컨소시엄을 통해 전자책 표준 포맷을 개발하고 이를 공개하여 '컨텐츠'만 있다면, 누구나 시장진입을 할 수 있도록 파이를 키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미 대중화 된 음악포맷인 MP3의 사례가 이를 증명하고 있는데 만일 이 포맷의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벨연구소가 이를 독점하고자 했다면, MP3가 현재와 같은 대중성은 가지지 못했을 겁니다.
그 다음 유통의 표준을 구축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바보같은 모습들도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 중 하나중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KT나 SKT와 같은 공룡 이동통신 업체들이 애플사의 엡스토어에 자극을 받아서 자사의 이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휴대폰 용 엡스토어 채널을 구축한다는 뉴스들이 심심찮게 들리는데 이들 업체의 경우 자체적인 시장 장악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굳이 대승적인 차원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성공은 거둘 수 있으리라 봅니다만, 10년 째 '유망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e-book 시장은 그 접근 방법이 좀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림. 2] Yes24의 e-book 코너
휴대폰업체와 달리 전자책의 경우, 아직까지 시장이 탄탄치 못하기 때문에 포맷의 표준과 같이 제각각의 유통 채널을 가지게 되는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게 될 공산이 큽니다. 어짜피 초기 e-book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업체들은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 서점이나, yes24와 같은 온라인 도서 유통업체 정도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각각의 유통 인프라를 만들기 보다는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혹은 각각의 역할을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 이통사들의 '나눠먹기' 경쟁보다는 보다 똑똑하고 현실적인 대처방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용자 니즈의 분석의 무시. - 또 가지고 다니라고?
과연 e-book 시장에 관심있어 하는 업체들이, 어느정도나 고려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사용자의 니즈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의 10대에서 20대.. 더 나아가 30대 유저층들은 PMP나 MP3, UMPC 등 이상의 디지털 디바이스 기기들을 휴대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봤을 때, 과연 또 다른 디지털기기 하나를 더 들고 다니라고 했을 때, 유저들의 반응이 과연 긍정적일까요?
아마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를 번거로워 하거나, 그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할 겁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풀 브라우징이 되는 휴대폰이 있는 상황에서 최소 3~500그램이나 되는 다른 기기를 가지고 다니려 할까요?
[그림. 3] 아마존의 킨들과 소니의 e-book
물론 '가방 속에 책 한 권 쯤은 가지고 다니지 않느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책은 책일 따름이고 전자책은 디지털 디바이스의 하나일 뿐 입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하나의 트렌드가 확산되는 시점에 책 기능만 할 수 있는 전자책은 디지털디바이스 기기는 가방 속의 무게감만을 더할 짐에 불과하다는 소리죠.
만일, 전자책과 MP3, 동영상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All in one 기기라면, 충분히 메리트를 가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e-book 시장의 주요 소비계층으로 삼고 있는 10~30대 연령층에게 e-book 리더기기는 절대로 어필하지 못할 겁니다. 제 지인 중, e-book 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은 우스갯소리로, '교육시장의 공략을통해,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의 학부모나 학교를 공략하면 된다.' 고 하지만, 이와 같은 반강제적 확산은 시장을 키울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인 성장은 담보할 수 없다고 생각 합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봤을 때. e-book 리더기기와 같은 하드웨어적 개발을 고집하기 보다는,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e-book를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투자와 개발을 통해 전자책을 구매하면 특정 플랫폼에 제약을 받기보다는 일반 PC나 휴대폰... PMP나 아이팟과 같은 기기에서도 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e-book 시장을 확장시켜 나가는데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타켓유저를 바꿔보는 건 어떨까?
지금까지 e-book 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몇 가지를 정리해 봤는데, 이 글을 정리하면서 문뜩 1년 여 전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기억의 시작은 미국행 비행기에서 였는데, 제 옆자리에 앉아 있던 60대 후반 정도의 미국 노인이 돋보기 안경을 쓰고, 5인치 정도 되어보이는 액정이 달린 기기를 이리저리 조작해가며 뭔가를 보고 있었는데 그 당시엔 처음보는 기기에 호기심을 가지기도 했고 나이먹은 노인네와 디지털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참 안어울린다.'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존의 킨들을 통해, 책을 읽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아날로그 시대를 살던 사람과 디지털기기와의 만남이 당시엔 참으로 언발란스한 모습이라 생각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디지털 디바이스는 디지털 세대의 전유물' 이라는 판단은 잘못된 고정관념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곤 하는데, 디지털 디바이스에 대한 경험이 많은 10~30대 연령층을 주요 타겟이다!! 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의 학력수준을 갖췄지만 서점에 갈 시간을 내기 힘든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기반으로 시장을 형성하면 어떨까 싶네요.
자식이나 손자에게 직접 e-book를 권해주거나, 자신이 사용하는 e-book 리더기를 물려 준다거나 하는 모습. 참 자연스럽게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모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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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5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현재는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Machine learning과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출간 준비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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