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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기획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를 올려왔는데요, 오늘은 조금은 가볍지만 실질적으로 유용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볼까 합니다. 올해로 웹/모바일 베이스에서 기획자로 일한지가 햇수로 16년째 되어가지만, 연차와 무관하게 저 역시도 필요에 따라서 흔히 스토리보드라 불리는 화면설계서를 작성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20년 가까운 경력을 가진 저희 팀 팀장님도 빠져나갈 수 없죠. 내가 이거 왜 해야 하냐며 툴툴거리는 추임새가 붙긴 하지만..) 화면설계서를 작성할 때 보편적으로 많이들 사용하는 툴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Power Point)입니다. 제 기억으론 PowerPoint 97부터 사용했던 것 같은데, 지속적인 버전 업그레이드를 통해 어느 새 2016 버전까지 출시된 상태 입니다.
정말 오랜기간동안 사용해 온 툴이기에 누구와 비교해도 그리 꿀리지 않을 툴 사용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저이지만, 화면설계서 작업할 때 소요되는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비효율적이긴 마찬가지 인 듯 합니다. 물론 처음 파워포인트를 사용했을 때 보다야 비약적인 시간 단축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크게 체감될 만큼 10시간 동안 작업해야 할 분량을 1시간 만에 뚝딱 끝낼 수 없는 건 제가 아니더라도 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다보니 좀 더 효율적인일을 좀 적게 할 수 있는 툴을 찾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 같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한때는 발사믹목업(Balsamiq Mockups)을 기웃거려봤고, 최근에는 저와 같이 책을 집필한 조영수님이 국내에서 알아주는 전문가로 타이틀을 먹고 있는 액슈어(Axure)도 써볼까도 생각했습니다.(1:1 과외를 해준다고 했지만 영 짬이 안나네요..)
하지만 이런 툴들이 기존에 사용했던 파워포인트를 완벽하게 대체하기엔 뭔가 살짝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또 기존에 익숙했던 툴 대신 새로운 툴을 다시 배워 사용하는 거부감귀찮음 역시도 새로운 툴 사용을 방해하는 진입장벽이 아닐까 싶습니다. Balsamiq Mockups과 Axure라는 툴은 엄밀히 따져볼 때, 기획자가 손쉽게 비주얼라이징과 액션성이 가미된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는 툴로 분류됩니다. 그렇기에 화면설계 뿐만 아니라 기획자의 모든 다큐멘테이션 작업까지 소화할 수 있는 만능 툴인 파워포인트 이외에 별도의 저작도구를 사용한다는 건, 아무래도 번거로울 수 밖에 없는 일임에는 분명할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툴은 이러한 고객의 관점이 잘 반영니즈분석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되어, 별도의 프로그램이 아닌 파워포인트 내에 설치하는 플러그인 형태의 파워목업(PowerMockup) 입니다. 흔히 플러그인(Plug-in)하면 구글 크롬이나 포토샵, 혹은 동영상 플레이어 같은 프로그램들을 떠올리실텐데, 파워포인트도 버전이 올라가면서 PowerPoint 2003 버전 쯤부터 파워포인트의 기능을 보조할 수 있는 유용한 플러그인을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플러그인이 알려지게 된 시기는 자체 스토어가 생기게 된 시점이 PowerPoint 2015 버전부터 였습니다.
파워 목업 사이트 URL : https://www.powermockup.com/
파워목업 툴은 웹 기반의 화면설계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애플에 대응하는 모바일용 스토리보드를 작성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이브러리가 제공됩니다. 물론 굳이 이 툴을 사용하지 않아도 작업 자체에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파워목업 툴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화면설계 작업에 상당한 시간단축이 가능할 정도로 다양한 오브젝트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툴의 사용방법 역시 딱히 배울 필요가 없을만큼 간단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목업 툴이 그러하듯, 파워목업 역시도 위의 그림과 같이 드로그 앤 드롭(drag & drop)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사용하려는 오브젝트를 마우스로 끌어다 놓기만 하면, 해당 오브젝트가 페이지에 호출되는 방식으로 빠르게 화면설계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파워포인트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용자도 조금만 다뤄보면 충분한 퀄리티의 화면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고, 더불어 파워목업에 없는 형태의 오브젝트라면 직접 만들어 라이브러리로 추가할 수 있는 기능도 유용합니다.
과거에 화면설계에 사용되는 모든 오브젝트를 하나하나 만들고, 오브젝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전에 작성했던 화면설계서를 하나하나 열어보는 등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내가 왜 지금껏 그런 뻘짓을 하고 있었을까?' 하는 자책이 들만큼 화면설계서를 작성하는데 꼭 필요한 기능들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파워목업은 철저히 와이어프레임(Wire-Frame)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때문에 어찌보면 파워포인트에서 만들 수 있는 화면설계에 비해 퀄리티는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면을 설계한다는 것이 단순히 더 이쁘게 만드는데 포커스를 두는 것이 아닌, 구조적인 특징을 담는데 방점을 찍는 문서라는 점에서 파워목업은 그 기본을 충실히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굳이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타 프로토타입 툴에서 볼 수 있는 작업된 각각의 페이지를 트리구조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점, 그리고 클릭에 따른 액션과 같은 프로토타입에 걸맞는 비주얼리티 시뮬레이션 기능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꼽아볼 수 있겠습니다. 직접적인 경쟁 툴로 보기엔 다소 애매하지만, Axure나 Balsamiq Mockups과 같은 툴이 상당히 강력한 다큐멘테이션과 시뮬레이션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소 간의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강력한 기능들이 불필요하거나 부담스럽게 생각되는 분들이라면, 그다지 큰 단점으로 볼 수 없겠습니다.
더불어 파워목업이 메인 툴을 보조하는 플러그인이라는 점과 파워포인트 본연의 기능을 잘 활용한다면 아쉬운 점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기에 문제가 될 사항은 아니라고 보아집니다. 현재 파워목업은 트라이얼(Trial) 버전을 제공하는데, 용량이 원체 작은 만큼 다운로드와 설치가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집니다. 다만 트라이얼 버전에서는 일부 오브젝트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제한이 걸려있으며, 풀 버전을 구매해야만 모든 오브젝트가 오픈 됩니다.
1 Copy 구매 기준으로 약 68,000원 가량이 소요되는데, 직장인으로써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이라 볼 때, 업무의 효율성에 투자하는 셈 친다면 괜찮은 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Axure 1 Copy 가격이 무려 495달러, 한화로 56만원 가량 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6만원 가량의 비용은 정말 저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참고로 Adobe나 Office 365을 필두로 많은 개발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것과 같이 파워목업도 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단, 일괄 구매와 다르게 최소 구매 기준이 5 Copy에 10달러부터 시작하므로, 개인적으로 구매하기 보다는 스타트업과 같이 소규모 프로젝트 인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에서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월 단위 결제 페이지는 My Account > My Shape Libearies > Shared Shapes > Subscription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2016년 8월 19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파워포인트의 플러그인으로 개발된 파워목업(PowerMockup)툴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았는데요,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나 혹은 화면설계 이상의 기능을 활용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파워목업은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간혹 어둠의 경로를 통해 툴을 이용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아주 고가의 툴까지 결제를 강요할 순 없지만 가급적이면 유료결제를 통해 떳떳하게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바람을 가지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야메군, Web,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서비스기획 21년차로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 최근 스타트업계로 이직하여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현재 자율주행 도메인을 거쳐, 현재 SaaS 기반의 APM Monitoring 도메인에서 유일한 기획자로 재직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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