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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근무 중인 회사에서는 최근, 사업 확장 및 서비스 개편이슈와 맞물려 여러 직군에 걸쳐 신입/경력직에 대한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고, 대표적인 구직사이트인 J사와 S사에 접수된 입사지원서를 바탕으로 역량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업확장의 중심에 서 있는 IT 분야에서도 기획과 디자인, 퍼블리싱, 개발 등 분야 전반에 걸친 포지션을 구인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저는 면접관의 위치에서 기획 포지션의 1차 실무면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략 제 하루 일과의 1/3 가량을 면접에 투자하며, 좋은 인재를 뽑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늘 진지하게 면접에 임해보지만, 실질적으로 기대에 충족할만한 입사지원자는 열 명에 한 명쯤 될까말까 합니다. 혹여나 저의 이런 생각에 보는 눈이 높아서 너무 가려 뽑으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실 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채용의 기준점이 월등히 높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한 없이 낮은 건 아니겠지만... 다만, 서로 눈빛만 봐도 생각을 알아채는 이심전심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트러블 없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기본적인 인성과 자세, 업무 태도를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만, 그 기본을 충족되는 인력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매일같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획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요, 일단 취업을 해야 웹기획가이드를 써먹던 말던 하지. 면접관의 입장에서 면접자에게 요구하는 내용과 면접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에 대해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5분 내외의 자기소개 쯤은 준비하자.


보편적인 면접패턴 상 면접관이 비교적 높은 확률로 간단한 자기소개 또는 업무 중심의 자기소개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 역시도 면접관으로 또 과거 면접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상황들을 자주 접하곤 했는데, 의외로 적지 않은 수의 면접자들이 자기소개를 전혀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면접에 임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패턴은 신입급 면접자보다 5년차 이상 일정 수준의 경력을 가진 준 시니어급에서 두드러진 편인데, 아마도 '신입도 아닌데, 자기소개를 시키겠어?' 혹은 '경력직이니 전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겠지?' 정도의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면접자의 위치에서 제가 경험해 본 상당 수의 회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저하는 모습이나 준비가 안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 더 나아가 "자기소개도 하나요? 그런 거 준비 안됐는데..."[각주:1]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 면접이라는 중요한 상황에 준비되지 못한 불성실함 또는 진지하지 못한 자세에 따른 감점 요인이 된다는 것이죠.


그럼 여기서 왜 면접관이 자기소개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소개를 시키는 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아마도, 면접관의 스타일에 따라 조금씩의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생각을 조리있게 이야기하는 역량을 파악하기 위함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면접이란 과정은 입사지원서를 통해 대략적인 레퍼런스를 파악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일종의 검증과정이라 볼 수 있는데, 이 검증과정이라는 것이 사실 상 플러스 요인을 보기 보다는 '레퍼런스는 괜찮은데, 인성도 괜찮을까?' 혹은 '이력서에 기재된 레퍼런스가 정말 본인의 레퍼런스가 맞을까?'와 같은 마이너스 요인을 찾는 과정인겁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오히려 일부 경력직 면접자들이 신입급 면접자에 비해 자기소개 준비가 소홀하다는 점을 말씀드렸는데, 오히려 신입급에 비해 경력급에게 인성이나 업무를 대하는 태도 혹은 정신적인 자세가 더 많이 요구된다는 점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신입급이야 인성이 좋지 않던, 성격에 문제가 있거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관심과 교육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경력직은 좀 다릅니다.


일정수준의 업무영역을 커버해 줄 사람을 채용했더니, 업무능력 부재와 별개로 인성에 문제가 있어 상사의 업무지시를 잘 이행하지 못한다거나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반복되어 업무수행이 원활하지 못하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발생하면, 신입급 채용자에 비해 팀과 회사에 미치는 리스크가 매우 크게 다가옵니다.[각주:2] 이 때문에 같이 손 발을 맞춰가며 일하게 될 경력자의 면접을 진행할 때는 신입급에 비해 더 철저하고 까다롭게 면접을 진행하며, 특히 올바른 인성이나 자세를 채용의 중요한 기준점으로 두게 됩니다. 아마도 외국계 회사라면 인성이나 자세는 어찌보면 개인적 영역으로 치부될 수 있기 때문에 면접 평가 시 전문성을 넘어서는 평가 척도가 아닐 지 모르지만, 국내의 일반적인 회사라면 인성을 더 중요하게 바라볼 겁니다.



너무 과도한 구어체 사용은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면접자리는 그다지 편안한 자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긴장해야 할 자리라고 볼 수 있겠죠. 면접 자리에서 너무 긴장을 하시는 경우 준비했던 내용을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풀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면접자가 긴장을 너무 하게 되면 말 실수를 하거나 말이 꼬이는 경우도 있기에 긴장을 풀어주기도 합니다만, 너무 긴장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조금 긴장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지적을 하게 되는데, 긴장을 풀어주는 것과 지적을 하는 것. 둘 중에 어떤 부분이 면접자에게 마이너스가 될까요? 당연하게도 후자일 겁니다.


특히나 이런 모습은 면접 자리에서 사용되는 단어나 어투에서 두드러지는 편인데, 나에 대해서 대상에게 흥미를 불어 일으키고 대상이 나에게 마음이 끌리도록 하는 등의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면접자리에서 "XX 했습니다.", "XXX 있겠습니다."와 같은 보편적 수준의 구어체야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면접관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다소 눈살이 찌푸려지는 표현들, "그랬어요.", "아니예요.", "그랬나요?"와 같이 마치 친한 지인과 이야기하듯 면접에 임하는 것은 면접이라는 상황에서 볼 때, 상식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면접의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면 그 자리의 무게감이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더불어 신입급 입사지원자라면 사회적 경험의 미숙이란 리스크를 풋풋함으로 포장해서 좋은 말로 이야기 해 줄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충분한 경력을 가진 경력 지원자의 경우에도 그런 상황이 대 여섯 번의 면접 중 한 번씩은 있다는 것이죠. 뭐, 이 경우에도 면접자리이니 만큼 조금 더 진중하게 면접에 임해달라는 가이드를 전달하지만, 그 가이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해할 생각이 없는 것인지 태도의 변화를 찾아볼 수 없는 면접자들이 간혹 눈에 띕니다.


면접자리의 무게감은 지원자 뿐만 아니라 면접관 역시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습니다.[각주:3] 구직자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찾아야 하고, 구인회사는 그런 구직자가 회사에서 제 역할을 하고 팀원과의 원활한 융화가 가능한지를 갸늠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중요한 자리에서 사용해야 하는 단어 하나하나와 어체가 그 사람이 얼마나 진지하게 면접에 임하고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좀 더 진지한 자세를 갖춰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 몇 개 쯤은 생각해두자.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면접자리는 회사가 구직자의 면면을 파악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구직자가 회사의 면면을 파악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파악해야 할 내용이란 회사의 분위기나 같이 일할 팀의 인원이나 성 비율, 업무 진행의 체계가 잡혀있는지 등의 기본적인 사무환경과 본인이 입사 후 담당하게 될 업무, 더불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올해의 개략적인 계획이나 비전 등을 질문 함으로써 회사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의 표현을 보여주는 것도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런 질문들은 미리 준비하거나 생각해보지 않는 이상, 면접관이 "회사와 관련해서 궁금하신 사항 있으면 질문 하세요."와 같은 질문을 받으면 전혀 생각나지 않거나, 아주 기본적인 사항들... 예를 들어, "4대 보험은 되나요?" 혹은 "퇴직금은 별도인가요?", "월급은 잘 나오나요?" 같은 큰 의미 없는 질문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뭐 물론 위의 질문들이 전혀 불필요한 질문들은 아닙니다만, 업무의 관심도를 표현하기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질문인 만큼 회사에 대한 관심도를 표현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질문입니다. 또한 "회사의 매출이 얼마나 되나요?", "회사 사이트의 방문 수나 페이지뷰가 얼마나 되나요?" 같은 대외적인 공개가 어려운 수치적 질문도 그다지 적절하지 못한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면접 시 필요한 구직자의 소양 몇 가지를 살펴봤는데, 이 이외에도 기본적인 태도라 할 수 있는 내용들.. 양복이나 정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의를 갖춘 복장이라던가, 면접 시간을 준수한다거나 면접에 늦는 경우 사전에 전화하여 늦는 사정에 대해 설명한다거나 하는 내용은 아주 기본적인 내용인 만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잘 알고계시리라 판단되어 언급하진 않았습니다.[각주:4]


면접 시, 위와 같은 기본적인 소양만 잘 준수하셔도 적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며, 기본적인 자세가 충족될 경우 고급 수준까지 커버하지는 못하더라도 7년차 내외의 경력직 채용 이슈라면 다소 전문성이나 지식이 면접관의 기대에 못미치더라도 채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본 소양을 중심으로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면접에 임해보시기 바랍니다. 적당한 긴장감은 머리 회전에도 도움이 된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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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5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현재는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했으며, 2016년 7월 7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처음부터 다시배우는 웹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1. 의외로 이런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최근 일주일 사이에 이런 언행을 한 면접자를 세 명이나 접했습니다. [본문으로]
  2. 물론 규모가 아주 큰 회사라면 회사 선까지 미치는 문제는 없겠지요. [본문으로]
  3. 물론 모든 회사가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면접관의 자질이 의심되는 곳도 있고, 면접자를 응대하는 자세가 갖춰지지 못한 회사들도 제법 있습니다. [본문으로]
  4. 아주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이 조차도 잘모르는 분들이 간혹 눈에 띄긴 합니다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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