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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정직하지 못하다." CS(Customer Satisfaction) 담당하는 분들과 이야기 나눌 때마다 빈번하게 언급되는 이슈인데, 정직하지 못하다란 말에는 두 가지 뉘앙스가 담겨 있습니다. 말 그대로 "거짓말"을 하는 고객 한마디로 진상고객이라고들 정의내리죠. 고객이 접하는 문제에 대해 고객 스스로 왜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불명확한 문제제기가 그것인데요, 이 두 가지 문제 중 후자에 해당하는 고객들은 충분한 기획적 고민이 이루어진다면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하며 오늘은 이 두 가지 유형의 고객 클레임에 대한 해법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대표이미지


앞서 프로세스에 대한 웹기획 가이드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떤 서비스, 어떤 웹 사이트를 만들더라도 경우의 수로 대변되는 프로세스의 충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CS 영역에서 처리해야 하는 고객 클레임 역시도 클레임의 유형을 충분히 분석하고 그에 적합한 CS 환경을 만든다면, 정직하지 않은 고객을 정직한 고객으로 탈바꿈시키는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고객은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하루에도 수도 없이 발생하는 고객 클레임의 30%~40% 정도는 문제 자체는 인식하지만, 문제의 원인이나 과정, 문제가 발생한 경우의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 즉 정성적인 표현력이 부족한 고객으로부터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 산 블루투스 이어폰과 태블릿 연결이 안됩니다."

 

고객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정확한 가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정보가 필요한데 먼저 고객의 사용환경 정보, 즉 어떤 이어폰을 사용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해당 이어폰의 특징들.. 블루투스 버전정보나 멀티페이링이나 멀티포인트 지원여부, 블루투스 프로파일의 종류 등을 습득해야 합니다. 여기에 사용자의 블루투스 조작미숙에 따른 페어링을 못하는 경우까지 고려한다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경우의 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경우의 수 ① - 이어폰이 이미 다른 블루투스 기기에 페어링 되어 있는 상태일 수도 있다.

경우의 수 ② - 이어폰과 태블릿의 블루투스 프로파일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폰은 간혹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우의 수 ③ - 사용자가 블루투스 페어링을 하지 못한다. (조작미숙)

경우의 수 ④ - 태블릿의 블루투스 모듈이 불량이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상황을 파악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문제해결에 전문지식이 부족한 CS부서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고객문의를 적절한 필터링 과정 없이 실무무서에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객부서 : 고객의 블루투스 이어폰과 태블릿 연결이 안된다고 합니다.

실무부서 : 뭣때문에 안되지? 블루투스 이어폰 모델이 뭐래요?

고객부서 : 잘 모르겠어요. 확인해 볼께요. 

고객부서 : (고객에게)고객님, 블루투스 이어폰 모델명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고객부서 : (고객에게 정보 확인 후, 실무부서에게 전달) 모델명이 XXXX 랍니다.

 

이 과정에서 붉은 색으로 표기된 세 건의 과정은 1:1 상담 프로세스의 개선을 통해서 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는데, 불필요한 과정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대시간이 더 소요됨을 의미하며, 고객문의에 대한 응대시간이 길어짐으로 인해 고객의 불만이 커질 수 있습니다. 만일 1:1 상담과정에서 고객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정보확인 프로세스가 적용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애플과 같이 CS 프로세스가 잘 갖춰진 회사에 문의전화를 해보면 정말 잘 짜여진 대응메뉴얼이 갖춰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친절하고 아니고의 문제를 넘어서 Case by Case에 따른 능동적인 대처가 고객으로 하여금 얼마나 큰 만족감을 갖게 되는지 직접 체감해보면 알 수 있죠. 이러한 대응메뉴얼은 오프라인 상에서 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위의 케이스를 예로 들었을 때, 질문의 유형에 따라 고객에게 요구하는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죠. 한마디로 고객에게 "XXXX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정보를 더 받아야 한다."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죠.


[그림. 01] YES24의 1:1 문의는 상품의 종류와 상관없이 동일한 입력폼을 제공합니다.


[그림. 01]의 YES24 1:1 문의를 보면 분류 항목이 변경되어도 동일한 입력폼만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1:1 문의 시, 문제에 대한 정성적인 설명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불편함은 단순히 고객의 불편함에 그치지 않으며, 답변을 해야하는 CS 포지션에도 연쇄적인 불편함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장기적으로 CS 대응메뉴얼을 작성하는데 허들로 남게되며, 결과적으로 고객상담사 개인의 역량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답변의 만족도가 달라집니다.

 

다시 말해, 잘 정비된 대응메뉴얼을 통해 "A"라는 문의사항에 대해 "B"상담사와 "C"상담사의 답변의 수준이 동일해야 하지만, 대응메뉴얼이 잘 정비되어 있지 않는 상태라면 동일한 질문이라도 다른 답변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질문을 정량화 할 수 있는 환경, 즉 질문을 받을 때 고객이 겪는 문제나 문의에 대해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해야 합니다. 아래의 [그림. 02]는 1:1문의 이상적인 환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 02] 국제, 국내 간에 배송중계 서비스 i-parcel의 1:1 문의 환경. 

 

해외 서비스를 보면 대체적으로 심플한 문의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그 심플함 속에서도 각각의 문의 유형에 따라 그 문의에 적합하게 입력 폼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구조는 고객이 1:1문의 글을 남기는 과정에서 별다른 고민 없이 제시된 입력 폼 내에 입력을 하는 것만으로 질문내용이 어느 정도 정량화된 구조를 갖게 됩니다. 여기서 정량화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로 고객의 문의에 대한 답변 시 일정수준의 가이드만 있다면 고객의 만족도가 일관성있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정량화된 고객문의는 문의 유형 별 분류와 통계를 통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도래할 서비스 문제를 도출하고 분석하여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모든 고객이 논리정연할 수는 없다.

 

2000년대 초반 즈음, "논리야, 놀자!!"라는 책을 필두로 논리라는 키워드가 장안의 화제였던 시절이 있었을만큼, "논리 정연함"에 대한 니즈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스킬 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평소 논리적인 사람이라도 처해진 상황에 따라 비논리적인 모습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119에 신고했을 때 "여기가 어디이고 무슨 일 때문에 전화했고 내 신원이 어떻게 된다."는 설명을 차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일반적인 고객이 서비스나 어떤 상품을 이용하던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기의 잘못이던 혹은 상품의 결함이던 간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하나하나 따져가며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 고객은 열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합니다. 일단은 당황하겠죠. 그리고 검색을 하거나 지인에게 물어보는 과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노력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때 비로써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기게 될겁니다. 해결할 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을 가지고 말이죠. 하지만 고객센터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우왕좌왕하고 대기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고객의 기대감은 불만으로 바뀌게 됩니다.(정말 한끝차이로 180도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 

 

그 불만은 고객의 과실로 인한 문제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화난다. 짜증난다."라는 감정 하에 뭉뚱그려지게 됩니다. 그렇게되면 점점 더 문제 해결까지 가는 과정은 요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많은 정보를 얻어내야 하는데, 이미 화가 나버린 고객은 문제해결을 위한 단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 이르러서는 사과 이외에는 방법이 없을 겁니다. 비교적 흔한 빈도로 접하는 "책임자 나오라고 해!!"스킬이 시전되죠. 이런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고객의 논리적인 묘사에 의존하는 정성적인 데이터 수집은 최소화하고 정량적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발생한 문제해결을 위한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수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모든 고객의 문제에 정량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정성적인 문제라 할지라도 각각의 유형이 쌓이고 이를 분류하다보면 정량화가 가능한 구조로 재편할 수 있는만큼, 일시에 정량화를 꾀할 수는 없을지라도 점진적으로 정량화 비율을 넓힌다면 고객불만을 최소화하고 문제에 대한 보다 능률적이고 빠른 업무처리가 가능해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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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5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현재는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했으며, 2016년 7월 7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처음부터 다시배우는 웹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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