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안녕하세요, 야메군입니다.
앞서 "내가 가징 특징과 장점은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글을 적어 봤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해당 글은 회고의 목적으로 작성했으며, 직무적 역량 이외에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술해 본 글입니다. 그에 이어 이번 주제는 보완해야 할 점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순간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느낌이라 좀 부끄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론 공개되어야만 누군가는 이행 여부를 지켜볼 것이고 제 스스로도 보완이 필요한 점을 명백히 인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보완사항을 정리해 보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럼 제게 필요한 보완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방향성에 관한 한 타협을 보지 않는다.
23년 차쯤 됐으면 오너의 생각에 박자를 맞춰갈 법도 한데, 내가 바라보는 방향성과 오너의 방향성에 큰 괴리가 있을 때, '아... 여기도 아닌가 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치관이나 방향성이 다를 때 오너의 생각을 들어본다거나 혹은 내 생각에 대해 이야기해 볼 법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 혹은 "오너는 설득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경험을 가진 탓에 대화라는 중요한 과정을 경험한 적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뭐랄까... 혼자서 장고하다가 결정을 내리는 타입이랄까... 저의 아주 안 좋은 습관입니다.
올해는 이것을 꼭 고쳐낼 생각입니다. 가치관이나 방향성이 세상에 하늘에서 점지해 준 인연인 양 아무런 교감 없이 한 방에 맞춰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란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상의 끈을 놓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결론을 낼 때 결론을 내더라도 최대한 오너 내지 경영진이 가진 방향성과 제가 바라보는 방향성간에 간극을 줄여보는 노력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도메인의 깊이 있는 이해를 등한시했다.
기획자로써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걸 좀 등한시한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도 23년이라는 짬밥을 가지고 있으니 그랬던 것이 없진 않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트렌드가 변하고 시장이 변하고 있고 그 가짓 수가 더욱 세분화되고 있음에도 도메인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을 조금은 게을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은 뒤쳐졌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다 해본 것이라는 꼰대 마인드 때문일지 아니면 뭐든 익히면 금방이라는 안일함 때문일지는 모르겠지만, 도메인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해 업무적인 리스크가 있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올해부터는 10년 전의 제 모습과 같이 도메인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일을 다시 해볼 생각입니다.(하지만 여전히 암호화폐나 NFT와 같은 영역은 잘 손이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쇼핑을 많이 해도 너무 많이 한다.
세상 모든 물건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일컬어 오지랖이 넓다고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지랖이란 게 남들 앞에 나서서 간섭할 필요도 없는 일에 참견하며 따지는 모양새인데 반해, 전 타인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삶에 방식을 존중하죠. 제게 있어서의 관심사란 온갖 디지털 기기를 포함한 사물에 관심이 많을 뿐입니다. 그리고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성격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수입에서 꽤 많은 부분이 쇼핑에 할당될 만큼 많은 물건을 구매하곤 합니다. 어느 직장을 다니던 쇼핑과 관련된 닉네임이 따라붙을 정도죠. 최근에 제 여자 친구는 소비의 요정이라는 귀여운(?) 닉네임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이게 업무에 영향을 끼친다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직장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만큼, 많은 물건을 직장으로 배송시키니 하루에 1개 정도씩은 배송이 오고 많게는 네다섯 개씩도 배송이 오다 보니 어떤 이는 쇼핑 중독이 아니냐는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입니다.
올해부터는 쇼핑을 하더라도 관심 유무보다는 필요 유무를 먼저 따져가며 쇼핑을 해볼 생각입니다. 안 사겠다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 같은 건 안 하겠습니다. 다만 꼭 필요한 지를 따져본다면 쇼핑의 양은 필연적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4. 관심사를 좀 줄이자.
3번과는 좀 다른 맥락인데, 타인에 대한 간섭이나 참견은 하지 않지만 사람에 대한 그리고 상황에 대한 관찰을 즐기긴 합니다. 또한 정보 중독증이 아닐까 생각될 만큼, 정보를 탐독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엔 이러한 습관이 기획자에게 있어서 득이 될지언정 실이 되진 않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죠. 깨어 있는 시간에서 한 1/5 정도는 정보를 열람하는 데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책이 됐던 웹서핑이 됐던 말이죠. 3번은 일에 큰 지장을 주진 않지만 4번은 좀 영향이 있습니다.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라는 스스로의 자평에는 아마도 다양한 분야의 관심사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보완 요소도 중요하지만 올 한 해에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관심사를 줄이고 정보를 습득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지금보다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습니다.
5. 저축을 줄이자.
이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싶을 텐데, 제가 저축을 좀 과하게 많이 합니다. 제 급여의 100%를 저축하고 있다면 말 다한 거죠. 물론 부가 수익이 좀 있기에 급여 100%를 저축할 수 있었던 것인데, 문제는 이 부가 수익이 좀 들쭉 날쭉하다 보니 경우에 따라 좀 곤궁하게 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부가 수익조차도 꽤 많은 부분을 저축합니다.) 이러한 습관은 아무래도 어릴 적 부모님의 교육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
돈 생기면 무조건 저금해라라는 부모님의 금과옥조 같은 가르침... 이게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좀 과한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먹고살 돈이 없어서 다른 이에게 손을 벌리고 할 정도는 아니긴 하지만 너무 많은 저축은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지 싶고요. 다만 4번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아마도 저축을 줄이자는 부분은 굳이 지키지 않아도 될만한 문제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ㅎ
6. 기록을 하자.
기록이 아닌 기억에 의존하는 편이었습니다. 약속이나 일정 역시도 기억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경우에 따라 잊기도 하고 중복되는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젊었을 때는 크게 문제 될 일이 없었습니다. 일단 기억력이 측면에서도 그렇고 또 그리 많은 스케줄이나 계획이 있지도 않았으니 말이죠. 그런데 점차 이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뭐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겼다고 핑계대기도 했지만, 그런 것도 한두 번이죠.
그래서 작년부터 구글 캘린더를 활용하거나 혹은 작은 노트에 해야 할 일이나 일정을 기록하는 일을 생활화하려고 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크게 혼난 적이 있었습니다.ㅠㅠ) 제가 계획적이지 않은 사람은 아닙니다만, 기억에 의한 메모리라는 게 대부분은 단기 휘발성에 가까운지라 잊거나 놓치고 가는 경우가 생기는 만큼, 올해엔 이것을 좀 줄여볼 생각입니다.
7. 다이어트...
루틴 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는 핑계를 바탕으로 체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애써 외면했었습니다. 작년 5월까지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며 86kg에서 73kg까지 약 13kg의 감량을 했지만 이제 됐다는 생각에 식이조절을 내려놓고 운동만 유지한 채 계속 먹고 또 먹었습니다. 그 결과 다시 79kg까지 체중이 늘어났죠.
올해는 좀 더 가열차게 다이어트를 해 볼 생각입니다. 목표는 70kg! 이 정도까지 체중 감량이 된다면 살 속에 숨겨진 제법 잘생긴 저의 얼굴(!)이 다시 드러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가벼워진 몸무게를 바탕으로 좀 더 의욕적으로 일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미리 예상해 봅니다.
지금까지 일곱 가지 항목에 걸친 보완 요소들을 정리해 봤는데, 이 중 직무에 관련된 것도 있고 개인적으로 고쳐야 할 부분까지 혼재된 느낌입니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5번 정도를 제외한다면 업무와 관련해서 직,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니 언급한 보완 요소들을 개선해 나간다면 좀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올 한 해, 좀 더 이름값에 걸맞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가열차게 살아보겠습니다.(근데 이름값이 있긴 한 건가...)
온라인 공간에서 야메군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23년 차 서비스 기획자.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메가엔터프라이즈,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 최근 스타트업계로 이직,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자율주행 도메인을 거쳐 현재 SaaS 기반 Monitoring 도메인에서 유일한 기획자로 재직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2008년부터 약 15년간 서비스기획자의 성장을 위한 온/오프 강의를 통해 후배 기획자를 양성 중.
'똘끼의 웹기획론. > 기획자의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Whatap에서의 1년, 그리고 다음 계획은? (0) | 2024.01.07 |
---|---|
내가 가진 특징과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2) | 2024.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