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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야메군입니다.

현재 근무 중인 직장, Whatap Lab에서 근무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시점. 회고 겸 그간의 레퍼런스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서비스 기획자로써 직무 관련 역량에만 방점을 찍고 스스로를 어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야메군이란 닉네임을 사용하는 위기의 중년 "최준호"를 설명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의 장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나에겐 어떤 장점이 있을까?

 

1. 소속된 조직에 대한 애정이 있습니다.

어느 조직에서 일하든 간에 조직과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남다른 편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 이런 말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회사에 그렇게 충성해 봐야 너한테 남는 건 없어"

"회사에 대한 애정을 그리  갖는다고 한들, 누가 알아주기나 하냐?"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지인의 이런 말들이 틀린 건 하나도 없다는 걸 그간의 경험을 통해 저 역시도 뼈저리게 알고 있는 바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제가 소속되어 있는 조직의 규모나 인지도 여부와 무관하게 어떻게 하면 조직에서 나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 스스로에 대한 성장보단 나를 통해 회사가 더 성장하길 바라는 변태(?) 같은 성향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제 첫 직장이던 아이러브스쿨에서부터 현 직장에 이르기까지 저에게 있어 변하지 않던 독특한 가치관이겠네요. 더불어 이러한 조직에 대한 애정은 조직에서 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설 때, 뭉개고 있기보다는 조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거취를 결정하거나 하게 되는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2. 동료의 동기 부여와 성장에 관심을 갖습니다.

회사에서 구성원의 동기 부여는 관리자보다는 회사에 더 큰 책임이 부여됩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구성원에 대한 동기 부여를 제대로 해주고 있는 곳을 거의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구성원의 동기 부여라는 것이 꼭 물질적인 부분에 방점이 찍히는 것은 아닐 텐데, 기업의 HR 내지 인사 관련 부서에서는 이 점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기업에서는 여행계획서를 내고 이들 중 베스트로 선정된 한 두 팀에게 여행경비를 지원해 주는 그런 복지제도가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쳇바퀴 같이 반복되는 직장 생활에서 리프레쉬가 되는 요소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좋은 제도가 있음에도 그 제도의 혜택을 보는 이는 전체 조직원의 극소수일 뿐인 허울 좋은 복지일 뿐이고 또 평균을 훨씬 웃도는 높은 퇴사율은 그저 좋은 복지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장을 통한 동기부여를 충족시켜 주는 게 중요합니다.

 

최근 MZ세대들의 퇴사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높은 급여나 복지보다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선호한다는 게 기사의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간 다녀왔던 회사에서 제가 해온 일을 돌이켜보면 팀원이던 팀원이 아니든 간에 그들이 가진 고민을 많이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공감을 하기도 하고 더러는 성장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그들이 가진 장점을 도출하고 그 장점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 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당면한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같이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실무적인 관점에서도 성장을 통한 동기부여에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습니다. 일 예로 단위 서비스의 성과측정 지표를 기반으로 어떻게 개선할 지에 대한 팀원들이 가진 방향성을 스터디 했습니다. 이를 통해 구체화된 문제들을 도출하고 실무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사내 스터디와 업무를 병행하는 전략을 통해 실무적 역량을 성장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있은 이후엔 몰라보게 달라진 그들의 의욕넘치는 표정과 함께 쌓여가는 커피, 치킨 쿠폰들을 보며 나의 행위가 그들에게 일종의 동기 부여가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장 저 스스로에게 쌓인 많은 고민들은 해결도 못하며 남의 고민이나 해결해주고 있다는 게 좀 웃기기도 하지만, 한창 성장을 해야 할 조직 구성원들의 고민에 비하면 제 고민은 배부른 고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제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고민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3.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설명과 설득에 능합니다.

물론 3살 아이에게 제 직무를 설명해보라고 한다면 이건 좀 어려울 수 있겠네요.(사실 서비스기획자로써 23년간 일을 해왔지만 부모님은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시긴 합니...) 다만 조직 내 업무로 한정 짓는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집니다. 살면서 접해본 다양한 경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떠한 이슈나 상황에 대해 상대방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바탕으로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는데 능한 편입니다.

 

설명이 부족한 업무 지시는 산으로 가는 지름길이죠.

 

저도 인간인지라 때론 억지를 부릴 때도 있고 직급으로 찍어 누를 때가 간혹 생길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같이 일을 해본 디자이너나 개발자, 마케터, 운영자들의 표현에 의하면 "묘하게 설득되는 느낌이다.", "납득하기 싫지만 반박을 할 수가 없다."라고 합니다. 아마 이러한 스킬은 오랜 기간 기획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오며 습득한 잡기(?)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아무리 꼬꼬마 주니어 기획자라고 해도 기획자라는 종자 들란 게 크건 작건 자기 의견들이 있기 마련이고 또 저의 기획적 지론에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빈번한 편입니다. 이런 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니 뭐 말 다한 거죠.

 

4. 정치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선호하는 정당은 있지만 사내 정치는 혐오합니다. 주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누가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으며 오로지 저의 경험에 의한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다 보니 이쪽이나 저쪽 어디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독고다이라는 표현을 듣기도 합니다만, 그 표현이 제겐 하나의 훈장이라 생각이 들 만큼 자랑스러운 지점이기도 합니다.

 

다만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타 팀에게 협조를 요하는 경우들이 생길 수 있고 업무적 필요성이 있을 땐 의견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도구의 관점에서는 정치적인 스탠스를 취하기도 합니다. 다만 그것은 딱 업무에 국한해서 일뿐 그 이상의 정치적 끈끈함을 가지지 않는 것을 일종의 신조라 생각합니다.

 

5. 리더쉽이 있습니다.

제가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좀 있는 자타공인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견 상에서 풍겨오는 카리스마 같은 건 없습니다만, 팀원들과의 많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필요한 의견 조율이 능숙합니다. 또한 제가 의도하는 방향보다는 팀원들이 하고자 하는 방향을 지지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나 빠진 부분을 챙기는데 주력하는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팀원들이 따르는 팀 리더로서 인정받는 경우가 많으며, 아부는 1도 모르는 우직한 성격의 팀원 한 명은 2023년 4/4분기 동료 평가 문항에서 이런 말을 남겼더군요. "15년간 직장 생활에서 제가 모신 팀장님 중 단연 최고입니다."

 

리더쉽이라는 게 꼭 카리스마가 전제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죠.

 

물론 황희 정승처럼 네 말도 맞고 네 말도 맞다는 중립적 스타일은 아닙니다. 필요할 땐 적극적으로 방향성을 제시하고 제안에 납득하지 못하는 팀원에게는 그에 따른 근거 제시를 통해 이해시키곤 합니다. 그와 반대로 팀원들의 의견에 대해 근거 제시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 탄탄한 논리를 가지고 최대한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생각의 탄탄함을 갖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6. 꾸준한 루틴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제 여자 친구가 "오빠는 꾸준한 루틴이 있으니 망정이지 그거 없으면 볼 거 없다."는 말을 하더군요. 일견 날 멍청이라 생각하는 건가 하고 발끈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꾸준함이라는 게 있다는 거죠. 뭐든 하면 꾸준하게 합니다. 일정한 출퇴근 시간, 매일 정해진 운동과 독서량, 그리고 15년 간 거의 매주 빠짐없이 이어온 강의와 글쓰기 등 일단 하면 뭐든 꾸준합니다. 누가 보면 세상 재미없는 사람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와 같은 꾸준함이 "최준호"를 구성하는 중요한 아이덴티티라 생각합니다.  

 

도가니가 나갈 정도로 꾸준하긴 합니다.

 

예전 어떤 직장 선배님은 제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준호 씨는 우리들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 같아. 왜냐하면 비슷한 시기에 일을 해온 사람들 중 대부분은 그때와는 다른 직무 또는 다른 직종에서 일하는데, 유일하게 여전히 동일한 직무로 현직에서 일하고 있잖아?" 이게 칭찬인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사실 이 연차라면 어디 스타트업에서 C레벨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직이라고 비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ㅎㅎ) 워딩에 꾸준함이라는 게 담겨있으니 뭐 좋은 뜻이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7. 트렌디합니다.

나이는 4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트렌디함이 있습니다. 패션의 완성은 몸뚱이라고 하는데 몸뚱이는 별로라 패션 자체의 트렌디함은 좀 떨어지만 특유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거나 경험하는 데 있어서도 거부감 따위는 제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폭넓은 관심사를 기반으로 여전히 왕성한 독서 욕구와 쇼핑 욕구가 있습니다.(혹시나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는데, 업무 시간에는 쇼핑하지 않습니다. 아니..  가끔은 합니다.) 이를 통해 직접 경험해 보고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고자 하는 니즈가 강한 편입니다.

 

글쓴이의 외모와는 아무런 관계성이 없습니다.

 

이를 통해 부가적으로 득한 스킬이 통찰력인데, 예전엔 쓸데없는 안목 정도로 취급했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것이 사물이건 사람이건 서비스이건 간에 무언가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더군요. 


지금까지 일곱 항목에 걸쳐 "최준호"라는 사람이 가진 장점에 대해서 정리를 해봤습니다. 어떤가요? 사실 오늘 블로그에 정리하기 전까지는 이런 특징이 장점이라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이렇게 정의를 내려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정리해 보니 제 스스로에게 "이야... 너 알고 보니 나름 장점이 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무짝에도 모가 없는 정네가 아니라는 점에 안도의 한숨이 쉬어지네요. 다만 이러한 점이 어필이 될만한 요소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흐릿하게나마 알고 있던 저의 장점들을 이렇게 정리해 봤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이걸 어디에 써먹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좀 생각을 해보자고요.ㅎㅎㅎ


온라인 공간에서 야메군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23년 차 서비스 기획자.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메가엔터프라이즈,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 최근 스타트업계로 이직,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자율주행 도메인을 거쳐 현재 SaaS 기반 Monitoring 도메인에서 유일한 기획자로 재직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2008년부터 약 15년간 서비스기획자의 성장을 위한 온/오프 강의를 통해 후배 기획자를 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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