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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오디오의 카이저 앙코르[각주:1]와 같은 고가의 이어폰과 헤드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이 없는 완전한 자유"의 매력에 이끌려 약 2년 사이 블루투스 코드리스 이어폰을 2개나 갈아치웠습니다. 그 첫번째가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나름 돌풍을 일으키며 펀딩을 마감, 제작년에 출시하자마자 구매했던 프로토타입 성격의 "Earin M-1"[각주:2], 두 번째가 일본의 오디오메이커인 온쿄(ONKYO)에서 출시한 "W800BT"였습니다. 두 모델이 가진 음질의 종특[각주:3]과 무관하게 사운드 완성도는 만족스러웠으나 공교롭게도 기술적 완성도.. 특히 음악감상이 어려울 정도의 빈번한 "페어링 끊김현상" 탓에 아직 때가 이르다는 판단으로 다 팔아치워 버린 후 한동안 코드리스 블루투스 이어폰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소니 WF-1000X[각주:4]에 살짝 눈독을 들이다 실내에서 조차 뚝뚝 끊기는 것에 정나미 떨어져 전통적인 스타일의 블루투스 이어폰 WI-1000X를 질렀던 건 안비밀.


모델의 Earin M-1 착용샷 역시 모델은 다르다!!


그 이후에도 다양한 코드리스 형 블루투스 이어폰이 출시되었는데, 이들 중 음질을 떠나 긴 안테나(유닛 하단에 길쭉하게 내려오는 부분)를 채용해 페어링 끊김현상을 최소화한 Apple의 에어팟의 평이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저의 작은 귓구멍은 커널형 이어폰만을 허락하는 관계로 애시당초 에어팟은 제 관심범위 밖이었고, 끊김현상이 개선되어 원활한 음악감상이 가능한 커널형 코드리스 이어폰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의 Bang&Olufsen에서 E8이라는 새로운 라인업의 이어폰을 출시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지난 주 긴급히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미 시중에 풀린지는 한 달쯤 되었지만, 이전의 코드리스 이어폰의 트라우마 탓에 "별반 차이 있겠냐?"는 생각에 애써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보기좋게 실패한 후 보란듯이 제 귀에 꽂혀있습니다.



예쓰!! 바로 이거야!!


결과론적으로 E8을 약 3일 가량 사용하면서 사운드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차치하고서라도 B&O이니 믿고 가는 점도 어느정도는.. 장소에 따라 전류가 강하게 흘러 전자파가 발생하는 곳들(신호등, 지하철, 스피커, 조명 등)을 지날 때 미친 듯이 끊겨대던 소리가 전혀 끊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제야 기다리던 코드리스 이어폰이 나왔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뽑기"의 운에 따라서 편차는 있겠습니다만, 제가 뽑았(?)던 이 제품만큼은 3일 내내 장소와 상관없이 전혀 끊기지 않는 발굴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절 흐믓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 구매 전에 꼭 알아두셔야 할 점"

E8에 사용된 블루투스 코덱이 아이폰에 최적화된 AAC Codec으로 아이폰과는 최적의 궁합을 보여주지만, 안드로이드 기기과는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는군요. 때문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경우, 별도의 해결완료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구매를 보류하심이... 갤럭시 8 시리즈의 경우엔 다음과 같은 해결방법이 있나보군요? 링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martcandyblog.co.kr/221171487636


E8 이어폰은 유닛 한 쌍, 가죽외피와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고급스러운 충전기 겸 케이스 1개, 사이즈 별 실리콘 이어팁 3개와 폼팁 1개, 일반적인 안드로이드기기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5핀 충전용 케이블과 퀵 스타트 가이드 정도의 간결한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애초에 개봉기와 리뷰를 나눠 쓸까도 생각했는데, 패키지 구성 자체가 워낙 단촐한지라 근데 왜이렇게 비싼거지?! 개봉기는 생략했습니다.  


충전 케이스에 창작된 E8


메뉴얼을 읽어보면 최초 개봉 시 5~10분 가량은 유닛을 케이스에 넣고 충전하라고 나오는데, 아마도 방전되어 페어링이 안될 것을 우려한 가이드로 보이고요,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먼저 앱스토어에서 E8 컨트롤을 위한 BEOPLAY 앱을 다운받습니다. 그리고 E8과의 페어링을 시작해야 하는데요, 먼저 R 유닛의 뒷부분을 1회 터치하여 전원을 켠 후(흰 색 LED 점등), L와 R 뒷 부분을 동시에 5초 정도 터치하면 R 부분의 LED에 붉은 색과 파란색이 교차되며 깜빡입니다. 이 때 앱을 실행하면 E8을 자동으로 잡게 되고, E8을 선택하면 페어링 절차가 완료됩니다. 

 

 

참고로 E8을 컨트롤 하는 전용 앱인 "BEOPLAY"은 꼭 다운받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BEOPLAY가 없을 경우 디테일한 제어가 불가함으로 다운받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8의 사용시간은 유닛이 완충된 상태에서 3~4시간 가량 연속 사용이 가능하고, 케이스에 충전할 경우 최대 7~8시간의 사용이 가능한 정도입니다. 이 정도의 플레이타임이라면 하루 정도는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B&O E8은 소니의 블루투스 헤드폰, 이어폰과 같은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적용되진 않았지만,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운드 특성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E8은 Tonetouch 기능을 통해 4가지 특성 WARM(따뜻함), EXCITED(신나는), RELAXED(느긋함), BRIGHT(밝음)을 부여할 수 있고, 이 기능을 활용하여 나만의 프리셋을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제어가 소프트웨어적 제어에 따른 일종의 "사운드 왜곡"이므로 Normal 상태에서 음악을 들어도 무방합니다.



노이즈캔슬링이 부럽지 않다!!


BEOPLAY 앱의 프리셋 화면


4개의 모드는 라디오버튼으로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래프 상에서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WARM과 EXCITED의 중간쯤에 포커스를 잡아도 되고, 아주 조금만 RELAXED 성향으로 맞출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주 미세한 사운드 변화에 민감하신 분이 아니라면 양 극단에 놓는 정도가 아니라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E8 역시도 여타 B&O 음향기기의 공통적인 특징인 고음강조 형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청량한 고음특성이 탐탁지 못하시다면 Tonetouch의 활용이 상당히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BEOPLAY 앱의 Tonetouch 화면


다만 안타까운 점은 소니 1000X 시리즈와 같이 공간/환경적 특징에 따른 사운드 변화 옵션이 E8에 적용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조금 있지만, WF-1000X에 비해 페어링 끊김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큰 만족도를 느끼시는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E8은 A8, Form 2, H6, H8 등 다른 B&O 모델들의 고음지향적 특징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들으면 들을수록 피곤함이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며, 장시간 청취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E8은 커널형 이어폰으로 노이즈캔슬링이 없어도 차음성이 뛰어난 편입니다. 특히나 소음이 많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중간 언저리로 볼륨을 올리면 외부소리가 거의 차단되는 수준입니다. 다른 분이 음 특성에 대해 그래프로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죠.


많은 분들이 블랙 모델은 선택했지만, 전 개인적으로 차콜 그레이가 좋습니다.


잠시 소니 WI-1000X 모델을 사용하며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기능이 가변적 노이즈캔슬링 기능이었습니다. 버스, 지하철, 사무실 등 공간에 따른 소음을 적절히 차단해주는 기능 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오.. 신기한데?" 하는 생각을 했지만, 굳이 있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필요성이 없었고, 나중엔 가변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아예 꺼놓고 고정형으로 바꿔놨습니다. E8은 충분한 수준의 차음성을 가지는 만큼, 노캔 기능의 부재를 아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E8의 뛰어난 차음성으로 인해 가끔 지하철 방송을 듣지 못해 지하철 정거장을 놓치거나 옆 사람이 하는 말을 듣지 못할수도 있는데, 왼쪽 유닛을 한 번 터치해주면 Transparency Mode를 통해 E8에 내장된 마이크로 외부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Transparency Mode[각주:5]는 3가지 옵션이 제공되며, BEOPLAY 앱을 통해 세팅할 수 있습니다. 


  • AMBIENT : 음악소리가 완전히 차단되며, 내장 마이크를 통해 외부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는 Mode.

  • SOCIAL : 음악소리가 백그라운드에 깔리며, 주위의 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Mode.

  • COMMUNYING : 시끄러운 환경에서 외부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ode.


B&O E8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터치 인터페이스에 좀 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BEOPLAY 앱을 통해서도 대부분의 제어가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어준 상태에서 앱을 실행해서 뭔가를 한다는 게 부담스러운 요즘과 같은 날씨에선 E8의 터치 인터페이스가 그렇게 유용할 수가 없습니다. E8의 터치 인터페이스는 아래의 이미지와 같이 터치의 횟수나 터치의 시간에 따라 총 9개의 제어가 가능합니다. 물론 실제로 이용하는 기능은 한 두 개 뿐이겠지만 알아두면 편리한 기능이니 익혀두시기 바랍니다. 사실 처음에 저도 좀 해맸습니다...


지금까지 B&O 코드리스 이어폰 E8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는데요. 음질에 대한 만족도나 사용성 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순 없습니다만, 적어도 지금껏 출시된 코드리스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교해봤을 때, 그 만족도는 단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큼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으며, 개인적인 만족도 역시 매우 높은 편 입니다. E8과 호환성이 좋은 아이폰의 경우 7시리즈 이후부터 3.5mm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라이트닝 단자만 탑재한 탓에 이어폰 선정에 다소 제약이 따른 것이 사실입니다.


때문에 블루투스 이어폰 선택이 늘어났는데, B&O E8은 그 와중에서도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30만원 대 후반이라는 가격대에 허들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거란 생각입니다만... 적어도 이거 하나는 게런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2018년 1월 20일자 Update

작년 12월 말에 구매한 이후 여전히 저와 함께하고 있는 B&O E8. 거진 20일간 사용중인데, 대부분의 환경에서는 페어링 끊김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종로 뒷길로 광화문으로 이동하는 중에 좌우 끊김이 심한 구간이 있었는데, 원인은 잘 모르겠습니다. 전만적인 만족도는 99.5% 쯤. 사용해 본 코드리스 제품 중 최고네요.


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7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했으며, 현재 하나투어에서 데이터 기반 서비스 설계중. 2016년 7월 7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처음부터 다시배우는 웹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1. 통용되는 약칭으로 앙카텐이라고도 합니다. [본문으로]
  2. 이어린 제조사(https://earin.com)에서 페어링 안정성과 음질을 대폭 향상시킨 M-2 모델을 새로 출시했다고는 하는데.. 아직 실제로 판매되고 있지는 않네요. [본문으로]
  3. M-1는 중저음이 강한 축에 속한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며, W800BT는 E8과 비슷하지만 중고음에서 더 미려한 특징을 가집니다. [본문으로]
  4. WF-1000X는 SBC와 AAC 코덱을 동시에 지원하고 있습니다.안드로이드와의 궁합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경험적으로 볼 때 iOS와의 궁합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문으로]
  5. 어찌보면 Transparency Mode가 노이즈캔슬링 기능으로도 볼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봤을 때 E8은 외부 소음 주파수에 반대되는 주파수를 들려주는 노이즈캔슬링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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