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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중학생 시절이던 1990년대, 노래방이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 서너곡 쯤은 늘 외우고 다닐 수 있었지만, 노래방이 전국에 확산된 이후부터는 노래의 멜로디는 알아도 노래가사 외우기는 쉽지 않은.. 아마 저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되는데, 이 같은 디지털 치매(?) 덕택에 늦은 밤... 잠자리 들기에 앞서 전화로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라이브 노래 한 곡 불러주며, 점수를 딸 수 있는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하지만, 아이폰에 구현된 빔포밍(Beam Forming) 기술을 활용한다면 손쉽게 라이브로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데요, 얼마 전... 전화 통화 중에 터치 실수로 인해 아이폰 안에 있던 음악이 플레이된 적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상대는 제가 플레이 한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OS 버그가 아닌가 싶어 찾아보니.. 아이폰 5부터 적용된 빔포밍 기술 덕택 이었습니다. 외부의 소리에 반대되는 주파수를 흘려줌으로서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기능은 비교적 익숙하지만, 빔포밍 기술이라... 뭔가해서 찾아보니...
보통 2개 이상의 마이크 장치를 통해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이크가 받아드리는 소리의 위상 차.. 즉 주파수의 높낮이를 계산해서 원하는 소리만 들려주는 기술로 요약할 수 있는데, 노이즈 캔슬링이 듣기 싫은 소리를 막아주는 개념이라면 빔포밍은 듣고 싶은 소리만 듣게 해주는.. 노이즈 캔슬링과는 반대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 5와 5S는 모두 3개의 마이크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하단 마이크 하나만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통화 시 상대 목소리를 듣는 수신부에도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고, 후면 카메라와 플래시 사이에도 작은 마이크가 하나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개의 마이크는 각각의 역할이 다른데, 하단의 메인 마이크는 소리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고, 수신부 마이크는 수신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수집하고 상대 측 목소리 이외의 소음을 감소시켜주며, 후면 카메라 마이크는 노이즈 캔슬링 역할이 적용되어, 외부의 소음을 수집하여 그에 반대되는 주파수를 흘림으로서, 외부 소음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같이 3개의 마이크가 입체적으로 구현된 하드웨어적 구성과 함께 디지털 알고리즘을 거쳐, 목소리를 분석하여 또렷하게 전달하는 것이죠.
특히 이러한 기술의 특징은 아이폰5 사용자끼리 통화할 때 더욱 빛나게 되는데, 다른 안드로이드 폰과의 통화 시엔 느끼지 못하지만, 적어도 아이폰 4 이상의 유저와 통화 시엔 통화 당사자 주변이 매우 조용해지면서, 목소리만 또렷하게 들리는 것을 경험하신 분들은 이미 빔포밍 기술과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직간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는 것이죠. 물론 아이폰에 적용된 이 같은 기술이 정확하게 사람의 목소리만을 걸러내는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소음이 있는 곳에서는 사람 목소리 위주로 들립니다만, 지하철이나 차도와 같이 외부 소음이 큰 곳에서까지 완벽하게 소음을 차단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만,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조용한 것만은 분명합니다.
잠시 아이폰에 적용된 기술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이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여친에게 감미로운 세레나데를 불러주기 위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전화통화를 먼저 한다.
② 그 다음 아이폰 뮤직 플레이어를 실행하고, 부르고 싶은 음악을 선택한다.
③ 음악이 시작되면, 앨범 이미지 영역을 터치하여 가사를 확인한다.
④ 깔린 음악과 듣고 가사를 읽으면서 노래를 부른다. (상대는 음악소리를 듣지 못함.)
⑤ 여자친구.. 감동크리를 탄다.. 음치에 박치라면 개망...
* 음원 사이트에서 유료로 다운받은 음악들은 아이폰에서도 가사를 지원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노래를 불러보니, 그냥 맨땅에 노래를 부르는 거 보다 음악을 들어가면서 부르니, 박자나 감정적인 부분도 훨씬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느낌이네요~ 노래가사 외우기가 힘들어서 아직까지 노래 불러주기가 힘들었다면 이 방법으로 여친의 마음을 확 휘어잡는 계기를 마련하시기 바라며.. 노래방이 나오면서 노래가사를 외우기 힘들어졌고.. 핸드폰이 나오면서 전화번호 외우기가 힘들어졌고.. 네비게이션이 나오면서 길 찾기가 어려워진 요즘과 같은 디지털 치매 시대..
디지털의 발전에 따라 점차 사람의 두뇌를 우민하게 만든다는 지식인들의 자조적인 비판도 있지만, 지식자체를 직접 머리에 담는 과거의 패턴에서 정보를 찾아나가는 방법을 배우고, 주어진 환경을 활용하는 방법을 적응해나가는 것이 요즘 필요한 적응방식이 아닐까요?^^
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5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현재는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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