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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6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인터파크의 7인치 태블릿 PC 비스킷탭.  8월 13일자 위클리 IT 클리핑에서도 잠깐 다루면서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이야기 했습니다만, 내용을 좀 더 살펴보니 판매에 대한 행태가 소비자를 기망하는 점이 눈에 띄어 오늘은 모바일 딴지에서 살짝 딴지를 걸어볼까 합니다. 

 

이번에 출시된 비스킷탭의 프로모션 포커스는 마치 킨들파이어와 동일한 컬러 전자책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만, 실상... 그냥 태블릿 PC에 번들로 인터파크 이북리더 어플과 쇼핑, 항공, 숙박, 티켓 등 자사 서비스용 어플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고, 구글 플레이를 통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수 있는 일반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입니다.  제품의 스펙이나 가격만으로 봤을 때, 제법 경쟁력있는 태블릿 PC이기에 이러한 경쟁력만을 부각해도 충분히 잘 팔릴 수 있는 제품일텐데... 왜 인터파크에서는 이러한 잘못된 정보를 어필하며 소비자를 기망하는 것일까요?

 

 

e-book은 하고 싶지만.. 망하기는 싫고...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자사의 e-book 사업의 붐업 조성과 함께 사업의 실패를 피하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터파크는 이미 전작인 비스킷을 통해 e-book 시장 진입을 시도한 바가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평생무상으로 3G 통신망을 제공하는 e-book(라이트상품은 3G 미지원)을 출시하고 이효리를 모델로 세우는 등의 과감한 프로모션을 통해, 아마존과 같이 유통사가 시장을 선도하는 모델을 선보임과 동시에 그간 잠재적인 부가가치 사업을 수면 위로 끄집어내는 산파 역할을 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만, 판매되지 못한 남은 재고를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강수를 두는 등 그 결과는 매우 참담했고.. 제품의 판매중단과 함께 2013년 1월부터 평생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3G 서비스 역시 강제해지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명목상 10,000 포인트의 마일리지를 준다고는 했으나...)

 

 

비록, 그 화려한 시작과 비교해서 그리 좋지 않은 결과로 끝맺음 됐지만, 예스24와 더불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오프라인 도서시장의 상당수를 점유하고 있는 인터파크가 e-book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약 1년여간의 절치부심을 통해 내놓은 모델이 비스킷탭 입니다.

 

 

하지만, 1년 간의 노력이라 보기엔 여러 부분에서 미심쩍은 구석들이 눈에 띄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의아한 부분이 왜 'e-book 전용 단말기'가 아닌 범용 태블릿 PC인가 하는 점 입니다.  이렇게 모호한 스탠스를 취하는 이유는 크게 현 시점에서 e-book 시장의 파이가 크지 않다는 점.. 그리고 인터파크 스스로도 해당모델의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기에 태블릿 시장과 e-book 시장 두 개를 동시에 공략해보겠다는 정도의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를 비틀어보면... 인터파크가 아직 e-book 서비스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분명 비스킷탭은 컬러 전자책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서비스 인프라란 단지 e-book의 질적/양적인 크기 뿐만 아니라, 책을 사고 보는 단조로운 패턴을 넘어서는 책을 사고 보는 이후.. 다음 스텝의 유무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비스킷탭은 아직 그러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장의 선점을 위해 성급한 진입을 시도하는 모양새이며, 이러한 시도가 단기적으로야 반짝 성공할 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매우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떠오르는 딱 하나의 사자성어.. 공도동망(共倒同亡)

 

현재의 국내 e-book 시장은 아직까지 성장가능성을 간직한 미성숙된 시장에 불과합니다.  이 이야기는 다시 말해,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요동치는 시장으로도 볼 수 있는데, 이런 환경에서 컬러 전자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비스킷탭의 출시와 함께 전자책에 관심이 없었던 일반 유저의 관심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기존의 e-ink 단말기를 사용하던 고정유저들의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비스킷탭이 잘 만들어졌다면 e-book 시장의 대승적인 활성화와 더불어 인터파크가 강세를 보이는 종이책 시장에 비해 예스24나 교보문고에 비해 다소 약세에 있는 e-book 시장에서 확실하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비스캣탭이 유저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가하는 겁니다. 

 

속도가 무척 빠른 전자책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일단, 비스킷탭이 출시되기 전 기사로 접한 유저들의 평은 대체적으로 "저 가격에 저 스펙이면 괜찮잖아?"와 같이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한 편인데, 저 역시도 스펙 자체만으로 봤을 때 '혹'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만... 문뜩.. '만일 제품의 퀄리티에 이상이 있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이러한 의혹을 가지는 가장 큰 이슈는 바로 가격입니다.  현재 비스킷탭의 판매가는 정가 기준 189,000원이며, 8월 31일까지 이벤트가로 169,000원 인데, 국내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사양의 타 태블릿 PC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럼 사양을 한 번 비교해 볼까요?  비교기준은 2013년에 출시된 7인치 모델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넥서스 7 및 킨들파이어 제외)

 

 

 아이뮤즈 Q7

 THE BOM 7 LIGHT

아이리버 WOW tab 

비스킷탭

무게

268g 

330g 

338g 

350g

OS

Android 4.2 

 Android 4.0

 Android 4.1

Android 4.2

CPU

Coretex-A7 1Ghz

Coretex-A9 1Ghz 

Coretex-A9 1.2Ghz 

Coretex-A9 1.5Ghz

디스플레이

 1280x800

1024*600 

 1280*800

1280x800

내장메모리

8GB 

8GB 

 16GB

16GB

RAM

1GB DDR3 

1GB DDR3  

 1GB DDR3

1GB DDR3

무선랜

Wi-Fi(802.11b/g/n) 

Wi-Fi(802.11b/g/n) 

 Wi-Fi(802.11b/g/n) 

Wi-Fi(802.11b/g/n)

 블루투스

4.0 

4.0 

 4.0

4.0 

카메라

 전 30만/후 200만

전 30만/후 200만 

 전 30만/후 200만

전 30만/후 200만

배터리

 3200mA 리튬폴리머

4100mA 리튬폴리머 

4000mA 리튬폴리머 

3800mA 리튬폴리머

 가격

 164,000원

 128,000원

251,620원 

 169,000원(이벤트가)

 

보시는 것처럼 유사한 사양을 가진 태블릿PC 4개의 성능과 가격을 비교해봤는데요, 인터파크 비스킷탭은 다른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배터리 용량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높은 사양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사 성능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아이리버 와우탭에 비해 무려 8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으며, 아이뮤즈 Q7과 비슷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아이리버 와우탭의 경우, 가격상승의 요인이 되는 사전을 번들로 탑재하고 있음을 감안해도...)

 

그런데, 타사 모델에 비해 더 좋은 CPU와 더 높은 내장메모리를 탑재하면서도 어떻게 더 저렴한 가격대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아마 이러한 원인은 크게 세 가지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세세한 부품의 가격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조금 싼 부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당장은 별 문제될 게 없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땐, 제품의 품질... 즉, 제품 내구성이 떨어짐으로 인한 제품 자체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재 UI는 제법 그럴듯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IPS LCD 패널을 사용했다고 해도 A급이냐.. B급, C급 등으로 갈리게 되고, 각 등급에 따라 가격도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저렴한 패널을 사용했다면, 불량화소의 문제나 기타 디스플레이 불량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죠.  물론 제품에 사용된 부품을 하나하나 비교해보지 않은 이상, 섣부른 판단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수도 없는 사항이라 보아지구요.

 

둘째로 태블릿을 생산하는데 있어서 비용이 들어가게 되는 여러요소들.. 예를 들어, 자체적인 보드설계나 부품간의 최적화 요소, OS 커스터마이징이나 자체적인 UI 탑재.. 혹은 케이스나 패키지 디자인 등이 그것인데, 일단 지금까지 확인된 비스킷탭은 자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보드설계는 물론, OS 커스터마이징이나 UI 요소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외관 케이스의 디자인적인 요소가 조금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자체적인 기술력의 유무를 떠나 사실 상, 패키징 된 기성품에 외관 케이스 정도를 변경하는 선으로 조립된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어느정도의 가격다운 요소가 있을 것으로 보아집니다.

 

마지막으로 주문량에 따른 가격다운 이슈 입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는 킨들 파이어 HD 7" 16GB는 현재 199불, 원화환율로 22만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는데, 2013년 8월 기준으로 더 나은 성능의 태블릿 PC들이 다수 출시된 만큼, 199불은 다소 비싸보이는 가격대이지만, 출시 당시인 2012년 11월만 해도 스펙 대비, 납득하기 힘든 저렴한 가격대 였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기기 자체의 생산단가가 209불 가량 하므로 10불 정도 손해보면서 파는 구조였지만, 그 가격대 역시도 100만 단위를 넘어갈 만큼의 대량 생산이었기에 낮출 수 있는 가격 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마존 킨들 파이어 HD는 제품의 퀄리티 뿐만 아니라 생태계 또한 훌륭하죠.

 

인터파크의 비스킷탭은 초도 주문수량이 얼마나 될까요?  5만대?  아니면 1만대쯤?  국내의 e-book 인프라를 무시한 채, 수십만대의 주문을 넣지는 못한다고 가정한다면,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할인도 그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이렇게 세 가지의 케이스를 알아본 결과.. 인터파크 비스킷탭의 저렴한 가격의 요인이 되는 것은 저가의 부품과 자체 개발요소의 최소화 정도인데, 이럴 경우 제품의 퀄리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제품의 낮은 퀄리티로 인한 불량 및 서비스 품질의 저하는 기존의 e-book 사용자의 실망감으로.. '나도 전자책으로 책 읽어볼까..'하는 마음을 먹은 초기 진입유저에게 '그럼 그렇지...' 하는 강한 불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인터파크가 컬러 전자책으로 포장한 채, 판매하고 있는 비스킷탭의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으며, 인터파크가 장기적인 플랜없이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e-book 시장을 대한다면 그나마 윤곽만 남아있는 기존의 e-book 시장마저 한순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비스킷탭은 이북리더 입니까?  아니면 태블릿PC 입니까?

 

 

 

야메군. 36세. 웹기획 13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현재는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Machine learning과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출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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