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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야메군입니다.

지난 2008년부터 기획마인드 강의를 진행하며, 번외로 많은 분들과의 커피챗을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고민을 접하고 나름의 솔루션을 드리다보니 15년의 기간 동안 1천 명은 족히 넘는 인원을 만나왔죠. 그들의 고민은 대부분 취업, 이직, 성장, 직무, 조직, 관계 등으로 수렴되지만 주어진 상황이 각각 다르다보니 비슷하면서도 조금씩은 다른 솔루션을 드렸고, 대부분은 만족스럽게 느끼셨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이러한 콘텐츠를 1회성으로 소모하기 보단 비슷한 고민이 있는 분을 위해 공유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에 "커피챗 이야기"라는 코너를 통해 글로 남겨볼 생각입니다. 글을 읽고 공감이 되신다면 댓글을 통해 한 마디씩 남겨주세요.


2024년 7월 어느 날...

오랜 기간 몸 담았던 도메인을 벗어나 새로운 도메인으로 이직했다는 A씨. 기획자로 제법 긴 시간을 보내온 그였기에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도메인으로 이직하는 것에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경험으로 충분히 커버가 될 것이라 판단했으나 막상 실무를 접해보니 예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에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던 중 나에게 커피챗을 신청해왔다.

 

 

이전에도 그와 비슷한 고민으로 커피챗을 요청했던 몇몇 신청자가 기억나긴 했지만, A의 경우 한 도메인에서만 오래 일을 해왔기에 도메인 종속성이 강한 편이라는 점에서 다른 사연자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십여 분 가까이 그의 상황을 전해들으며 문뜩 드는 생각은 "좋은 선택은 아니었을텐데..." 였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싯적 나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기도 했고.


나 역시도 24년간 다수의 이직 경험 중 한 번도 겹친 도메인이 없을만큼 항상 도메인을 달리하며 이직을 해왔다. 초반 10년차까지는 새로움에 대한 동경과 기대감이었고, 이후엔 강의라는 취미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한 경험 습득의 목적이었다. 결과적으로 볼 때, 화려한 레퍼런스를 가진 나름 지명도 있는 서비스기획자이자 기획 강사로써 위치를 가졌지만 또 다른 한 편에선 도메인의 깊이가 상대적으로 얕다는 그 한계도 명확한 서비스기획자가 현재 나의 모습이다. 매번 도메인을 달리 하며 이직을 해온 현재 나의 모습. 서비스기획자로 국한했을 땐 낙제를 간신히 면한 수준이라 스스로 자평하고 있다. 

 

짧게나마 기자 생활을 하다 처음 기획자로 발 딛었을 때 내 성장의 동력은 절박함이었던 것 같다. 분야 지식은 입사 동기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고 가진 역량이래봐야 글 조금 쓰는 정도? 디자이너와 개발자에게 매일 같이 쓴소리를 듣던 시절, 어떻게해야 회사에서 잘리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다. 그 결과 현재에 이르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얻게 된 역량 몇 가지 생겼다. 그것은 바로 현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능력과 회사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내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빠른 파악력.

 

이러한 능력 덕택이었을까? 생소한 도메인이라도 나만의 루틴에 따라 짧으면 2주, 길면 1개월 정도면 해당 도메인에서 일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을 축약한 핵심은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고, "우리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잘 달성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는가?"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생소한 도메인으로 이직했을 때 가장 큰 허들은 도메인의 비즈니스 관점의 이해 내지 해당 도메인과 관련된 생소한 용어 정도일텐데 여기에서부터 접근하면 문제의 근원으로 접근하는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그 문제의 근원을 찾았을 시점엔 이미 당신에 대한 평가... 아마도 조직 구성원 중 열에 일곱 정도는 "잘못 뽑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것이고.

 

여기까지 다다랐다면 이미 당신은 조직 내에서 일 못하는 사람이란 딱지가 붙고 소외된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나에게 커피챗을 요청한 A가 이 같은 상황에 이르기 전에 도메인에 대한 접근 방향을 달리 가져가길 바랬고, 내 경험을 전해들은 그 역시도 이를 공감함과 동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 받은 것에 대한 만족감을 가지는 듯한 모습을 보며 커피챗을 마무리했다.


비록 한 두 시간의 짧은 대화를 통해 모든 이들의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해 줄 순 없지만, 적어도 다른 관점의 생각을 전해줌으로써 생각의 룸을 넓혀줄 수 있고, 그것이 커피챗에서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A와 커피챗을 진행한 지 3주 가량이 흐른 지금, 그에게서 느꼈던 압박감과 한계성을 어느 정도 벗어난걸까? 궁금하다...

 


온라인 공간에서 야메군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24년차 서비스 기획자.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메가엔터프라이즈,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 이후 스타트업계로 이직,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자율주행 도메인과 SaaS 기반 Monitoring 도메인을 거쳐 현재 스마트팜 도메인의 총괄PO로 근무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2008년부터 약 15년간 서비스기획자의 성장을 위한 온/오프 강의를 통해 후배 기획자를 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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