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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기획 마인드 강좌라는 타이틀로 근 15년간 주니어 기획자의 성장과 실무적 역량 향상에 포커스를 맞춘 기획 강의를 꾸준히 진행해왔고 벌써 88시즌 째를 맞고 있습니다. 제 강의를 듣는 분들의 상당 수는 주니어 급의 기획자지만 대략 20%의 비율로 기획 경험이 없는 사회 초년생 또는 온라인 분야 외의 영역에서 일하다가 기획자로 전향하고자 하시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 20%에 해당하는 분들의 가장 큰 고민. 바로 "어떻게 서비스 기획 직군에서 일할 수 있는가?" 입니다.
같은 이유로 강의 중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제법 많은 편인데, 상담의 내용은 주로 "경험이 없는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입니다. 그간 상담에 대한 솔루션은 상담자 본인 외에는 공유하지 않았었는데, 보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핵심적인 몇 가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벤치마킹을 해보자.
아마 기획 경험이 없다고 해도 벤치마킹(benchmarking)이란 용어는 한 번쯤 들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통상적으로 벤치마킹의 사전적인 의미는 기업이 자사의 제품, 서비스, 프로세스 등을 동일한 산업 분야의 경쟁사나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두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여 성능을 평가하고 개선하는 과정입니다. 물론 기획 경험이 없는 분이라면 이러한 정의 만으로는 벤치마킹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전혀 감이 안 잡힐 텐데요.
물론 정석으로 진행하고자 한다면 어느 정도의 경험과 전문지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외부인의 시각에서 서비스를 들여다보는 만큼, [그림.1]과 같이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데이터의 수집부터 높은 허들이 될 겁니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주어진다 한 들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를 추론하거나 데이터를 바탕으로 뭔가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죠.
이 경우, 정량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보단 사용성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이는데요. 보통 외부에서 서비스를 들여다보고 분석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접근 방식이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동선 분석입니다. 분석 대상이 되는 서비스의 구체적인 데이터, 예를 들어 고객의 방문 수나 평균 체류시간, 반송비율(Bounce Rate)이나 이탈율(Exit Rate), 방문당 페이지 수, 웹과 모바일의 점유비율 등의 수치를 알지 못하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분석자 본인 혹은 주변 지인의 시각에서 분석할 서비스와 비교 군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나의 목표를 정해서 이를 달성하는데 소요되는 단계나 동선 혹은 소요 시간을 측정해보고 이를 시각화해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얻어진 결과를 수치화하고 해당 결과가 시사하는 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를 정리하는 식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벤치마킹 자료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어디의, 어떤 영역을, 어떤 관점에서"
예를 들어볼까요? 배달 대행 서비스 증 4위나 5위쯤 하는 서비스를 대상 서비스로 선정해서 분석한다고 가정해보죠. 그럼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이에 대한 비교 군을 정하는 겁니다. 보통 벤치마킹은 더 잘난 곳을 대상으로 그 곳의 장점을 분석하는 것이니 여기서는 배달 대행서비스 상위 3사를 비교군으로 선정해봅니다. 여기까진 쉽죠? 그 다음 뭘 분석해야 할지에 대한 영역을 선정해야 할 시간입니다.
어떤 영역을 분석할 것인지를 선정할 때, 통상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의 서비스 중 핵심적인 영역을 선정하게 됩니다. 앞서 배달 대행 서비스를 예로 들었는데요. 회원 가입 프로세스(On-boarding)나 상품 검색 프로세스, 주문/결제 프로세스, 배송 프로세스 등이 배달 대행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이들 전체를 벤치마킹 하기엔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 중 하나를 선정해서 분석을 진행하면 됩니다.
앞서 1️⃣ "어디의" 2️⃣ "어떤 영역을" 까지 정의를 완료했다면 마지막으로 3️⃣ "어떤 관점에서" 분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정의를 해야 합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어떤 관점이란 고객 군의 인류 통계학적 특성(성별, 연령대)과 모바일 환경의 능숙 정도 그리고 구매 패턴(처음 구매자, 반복 구매자), 방문 목적(주문 상품의 결정 유무) 등의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이 대상이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전제에서 그 관점이 시작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을 예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60대의 남성고객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한 지 7년차.
평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능숙,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위주로만 사용.
주 1회 이상의 오프라인 쇼핑 경험,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상품 구매 경험은 없음.
평소 오프라인에서 상품 구매 시, 카테고리는 정하나 상품을 특정하지 않음.
자, 어때요? 감이 좀 잡히시나요? 여기까지 정리 하셨다면 이제 절반쯤 왔습니다. 그 다음은 페르소나(Persona)로 설정한 가상의 고객이 대상 서비스와 비교 군의 특정 영역을 각각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각 페이지 별 터치의 위치와 횟수, 고객의 행동들 예컨데 서비스에 처음 진입했을 때 가이드(Tutorial) 제공 유무도 여기에 해당되고요. 고객의 실수나 행동 완료에 따라 서비스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인터랙션(Interaction) 요소의 유무(안내 메시지와 같은) 등을 정리하고 이를 표 형태로 정리해서 한 눈에 보일 수 있도록 요약 합니다. 그 다음 각 서비스에서 해당하는 영역의 화면을 스크린 샷 또는 화면 녹화기능을 통해 찍고 위에서 표로 정리한 부분을 시각화하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요소에 적절한 코멘트를 작성합니다.
페르소나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흥하는 인생"님의 블로그 글을 참고하세요.
- 사용자 모델링 : 퍼소나 Persona (01 퍼소나 이해하기)
- 사용자 모델링 : 퍼소나 Persona (02 퍼소나 만들기)
"그래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지금까지 대상 서비스와 비교군 서비스에 대한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그럼 이제 대망의 결론을 내야겠죠? 아무래도 4,5위 하는 업체는 상위 업체에 비해 무언가 부족한 점이 있을 겁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상위 업체의 서비스 이용 동선을 분석해봤고, 분명 취약한 지점이 있을 겁니다. 없으면 폭망 이 취약점을 상위 업체와 비교해서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 지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벤치마킹의 전반적인 과정이 마무리 됩니다.
경쟁사 대비 어떤 점이 취약한가?
우리가 그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벤치마킹 과정을 통해 위의 질문에 대해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 했다면 경력의 유무와 관계 없이 여러분이 지원한 그 회사의 서류 전형에는 100% 통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물론 "서류 전형 통과=합격" 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경력으로 인해 서류 통과 자체가 높은 허들이 되는 상황 만큼은 피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실무 면접, 임원진 면접이라는 또 다른 허들이 존재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실무 경험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에 주눅 들기 보다는 그러한 경험이 없다는 것을 당당히 밝히세요. 기획적 자질과 논리적인 사고 그리고 빠른 습득력을 통해 회사에서 요구하는 기획자의 인재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한다면 그러한 패기를 갖춘 이를 안 뽑기도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경력직을 채용하는 포지션이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겁니다. 하지만 신입 또는 주니어 기획자 구인을 전제로 할 때, 기획자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는데, 하고자 하는 의지와 적극성까지 갖춘 지원자는 분명히 채용할 거거든요. 제가 면접관이라도 말이죠.
지금까지 서비스 기획 경험이 없는 무경력자가 서비스 기획 직군으로 입사지원 하기 위해 갖춰야 할 레퍼런스에 대해 개략적으로 정리해봤는데요. 이 이외에도 소규모의 인원이 팀을 이뤄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어 보는 사이드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서비스 기획 업무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보고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는 어느 정도 기획적 경험을 갖춘 팀원을 선호하는 만큼, 기반 경험이 전무하다면 쉽지 않을 수 있어 이번 글에서는 상세히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혹시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의 서비스에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 END
⌯ 비긴메이트 - 스타트업 팀 빌딩 플랫폼.
⌯ HOLA - 개발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스타트업 매칭 서비스.
⌯ 렛플 - 사이드 프로젝트 멤버 모집.
⌯ 비사이드 - 사이드 프로젝트 팀 빌딩 및 IT네트워킹 서비스.
⌯ 디스콰이엇 - 다양한 카테고리의 IT 서비스 메이커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 디프만 - 디자이너와 개발자를 위한 사이드 프로젝트 서비스, 기수제로 운영되며 지원 절차가 있음.
⌯ SOUP - 여러 서비스에서 운영 중인 사이드 프로젝트를 모아 볼 수 있는 메타 서비스.
⌯ DevFoliOh - 개발자들의 토이 프로젝트 홍보 서비스, 관련 매거진 운영.
⌯ IT Sideproject - 사이드 프로젝트 팀 빌딩 커뮤니티, 다양한 주제의 커뮤니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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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메군, Web,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서비스기획 21년차로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 최근 스타트업계로 이직하여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현재 자율주행 도메인을 거쳐, 현재 SaaS 기반의 APM Monitoring 도메인에서 유일한 기획자로 재직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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