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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야메군 입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시거나 마케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ARR" 또는 "AARRR"이라는 용어를 한 번쯤은 접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무슨 영어 단어도 아니고 UI나 UX 같은 익숙한 약자도 아닌, 마치 키보드 잘못 쳤을 때 나오는 것 같은 용어인 AARRR... 오늘은 이 용어의 개념을 먼저 살펴보고 차후 기회가 된다면 각 비즈니스 도메인에서 바라보는 AARRR에 대해서도 정리해보겠습니다. 

 

AARRR은 2007년 즈음, 스타트업 엔젤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엑셀러레이터 500 Startup의 설립자인 Dave McClure이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 소개한 이후 해외 그로스 해킹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된 비즈니스 분석 방법입니다. 해당 개념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투자사에서 투자할 회사의 성장 내지 성과지표를 분석할 때 회원 수, 순방문자(MAU, DAU), 매출 그리고 정량화할 수 없는 가치를 기준으로 기업의 성장 가능성 등을 판단했었습니다. 하지만 AARRR이라는 프레임워크가 부각되며 시드 투자 내지 시리즈 A 투자를 기대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엑셀러레이터의 투자 판단의 기본지표인 AARRR을 필수적으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AARRR의 퍼널분석 흐름

 

한국에서도 그로스 해킹이라는 개념이 알려지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 불며, AARRR을 통한 기업 또는 서비스의 초기 성과지표를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금씩 활용되기 시작했죠. 하지만 여전히 AARRR이란 개념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요, 활용에 대한 측면은 다음 번에 다루도록 하고 AARRR의 개념과 특징을 먼저 알아볼게요.

 

AARRR의 구성은?

AARRR은 획득(Acquisition), 활성화(Activation), 유지(Retention), 추천(Referral), 수익(Revenue)의 영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 온라인 기반의 스타트업이 집중해야할 다섯 가지 지표로 신생 기업이 추적할 수 있는 방대한 메트릭 배열을 단순화하고 성과의 우선 순위를 지정하는 방식입니다. AARRR 프레임워크의 단순성과 직설적인 접근 방식은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기존 온라인 비즈니스를 운영 중인 기업에서도 범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추세 인데요, 그럼 AARRR을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의 지표인 획득, 활성화, 유지, 추천, 수익에 대해서도 알아볼게요. 

 

획득(Acquisition)

사용자를 서비스로 유입시키는 외부 채널을 의미합니다. 이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콘텐츠 마케팅이나 광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및 검색 최적화(SEO)등의 채널을 의미하는데요. 이를 통해 잠재 고객을 서비스로 유입시키며 관련된 측정지표로 트래픽 데이터나 클릭률, 신규 회원가입률, CPA(획득당 비용, cost per acquisition) 등을 활용합니다.

 

활성화(Activation)

사용자가 서비스에 처음 방문했을 때 기대를 충족하는 경우 그 다음의 행위로 연결되기도 하는데요, 가입이나 사용자 프로필 작성, 구매 등의 행위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활성화 측정지표로써 가입 전환률, 방문당 페이지 이탈률, 평균 체류시간, 방문당 구매전환율 등의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유지(Retention)

서비스가 활성화된 이후의 목표를 설정한다면 단연 고객의 재방문률을 높이는 것일텐데요, 리텐션을 통해 고객의 충성도를 측정할 수 있죠. 리텐션을 측정하기 위한 적절한 지표로는 푸시 알림이나 이메일을 통한 재방문률을 측정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추천(Referral)

이용 중인 서비스가 만족스러운 고객은 추천을 통해 또 다른 사용자를 서비스로 유입 시키는 채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추천은 자발적인 추천과 프로모션 성격의 추천으로 구분될텐데, 자발적인 추천이라면 콘텐츠나 상품의 공유 기능, 상품평, 리뷰 등의 콘텐츠를 통한 방법이 있고, 프로모션 성격의 추천이라면 친구 추천을 통한 인센티브 제도 등이 있습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는 상품과 콘텐츠의 소셜 공유빈도나 추천 가입 전환율, 콘텐츠의 트래픽, 상품에 대한 리뷰, 댓글 수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수익(Revenue)

고객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라면 대부분 최종 목표에 해당합니다. 단적으로는 수익 그 자체를 보기도 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한 짜임새 있는 구조를 중요하게 보기도 하죠. 부분 유료화 서비스라던가 반복적 구매를 유도하는 구독 모델, 커머스에서 많이 활용하는 업셀링(Upselling)과 크로스셀링(Cross-selling) 등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짜임새 있는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월간/연간 수익이나 카테고리 별 수익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단계적인 과정을 밟아갈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 창업 후 서비스를 운영하며 어떤 지표를 성장의 기준으로 활용할 지 방향이 서지 않는 경우 AARRR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는 건 매우 유용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장단점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데요, 어떤 장단점을 가졌는지 살펴보죠.

 

AARRR 도입, 어떤 장점이 있을까?

장점으로 꼽아볼만한 요소로 다음의 일곱가지가 있습니다. 모두 가치있는 장점임에는 분명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단순성과 기업의 비즈니스 우선 순위 설정 측면에서 가장 큰 매리트라고 보여집니다. 

 

1. 단순성 (Simplicity)

AARRR 프레임워크의 여러 장점 중 첫번째로 간단하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5가지 핵심 지표만 있으면 기업은 전체 고객 전환 과정에 대해 명확한 개요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기업의 비즈니스 우선 순위 설정 (Prioritization)

스타트업의 극초기 단계 또는 신제품 출시 시 수 많은 메트릭과 주위의 조언 등으로 인해 서비스의 방향성을 잃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AARRR 프레임워크는 기업이 집중해야 할 메트릭의 우선순위를 지정하여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3. 전체 여정 이해 (Holistic View)

고객의 유입 시점에서 수익이 발생되는 과정까지의 고객 여정 주기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의 전반적인 여정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체 퍼널에서 강점과 약점 도출에 유용합니다.

 

4. 유연성 (Flexibility)

AARRR 프레임워크의 시작은 인터넷 기반의 스타트업이었지만 그 기준은 온라인 커머스, SaaS(Software-as-a-Service), 모바일 기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즈니스에서 프레임워크를 특정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5. 팀 간의 협업 (Cross-Team Collaboration)

각 메트릭에는 여러 부서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획득"에는 마케팅 팀과 제품 팀이 모두 포함될 수 있는 반면, "유지"에는 제품, 고객 지원 및 마케팅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 관계는 팀 간의 협업을 촉진하여 성장에 대한 통일된 접근 방식을 보장합니다.

 

6. 반복 최적화 (Iterative Optimization)

사용자 여정의 단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통해 지속적인 테스트 및 개선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활성화" 단계에서 성능이 저하되는 경우, 기업은 특정 A/B 테스트를 실행하여 최상의 개선 전략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7. 고객 중심 접근 (Customer-centric approach)

AARRR 프레임워크는 본질적으로 고객의 여정을 강조하여 기업이 사용자의 요구, 행동 및 당면한 과제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이러한 초점을 통해 제품 및 서비스 오퍼링을 개선하여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AARRR 프레임워크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스타트업 오너 또는 종사자라면 이와 같은 일곱가지의 장점은 그간 고민해왔던 성장의 방향성을 수립하는데 있어 AARRR이 만능에 가깝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AARRR 프레임워크 역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AARRR은 어떤 단점이 있을까?

AARRR 프레임워크가 가진 단점도 일곱가지 정도로 추려보았습니다. 아래의 단점을 읽어보면 웬지 모르게 장점과 미러링된 측면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즉 장점만을 바라보고 프레임워크를 활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한 번 살펴볼까요?

 

1. 과도한 단순화 (Over-Simplification)

AARRR의 선형 진행은 고객의 이동이 간단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실제 고객의 상호 작용은 훨씬 복잡하고 다면적일 수 있죠. 다시 말해 단계를 엄격하게 준수한다면 고객이 참여하는 복잡한 방식을 간과하여 고유한 통찰력과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2. 사일로의 위험 (Risk of Silos)

팀마다 프레임워크의 다른 단계에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 관리 측면에서 볼 때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마케팅 측면에서는 획득 측면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그것이죠. 이로 인해 각 팀이 개별적으로 작업하는 구획화된 운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체적인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협업이 부족한 경우 전략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협업이 되지 않는다면...

 

3. 단기 성장편향 (Short-Term Growth Bias)

AARRR은 주로 즉각적인 성장을 나타내는 메트릭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이는 자칫 브랜드 구축 및 커뮤니티 참여와 같은 장기적인 전략을 무시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죠. 단기적인 성장을 지나치게 우선시하면 장기적인 안정성과 브랜드 충성도가 저하될 여지가 있습니다.

 

4. 개별 메트릭의 깊이 부족 (Lack of Depth in Individual Metrics)

AARRR은 전반적인 개요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나 각 단계의 뉘앙스를 깊이 있게 탐구하진 못합니다. 이는 표면적 분석에 그치는 경향이 있죠. 예를 들어, "취득"은 진성고객과 뜨내기 고객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참여도가 낮은 고객의 높은 획득률은 참여도가 높은 고객 수치의 절반 정도의 획득률만큼도 가치가 없습니다.

 

5. 외부 요인의 무시 (Neglect of External Factors)

AARRR은 대체적으로 고객 중심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 시장의 변화 또는 경쟁, 글로벌 이벤트와 같은 외부 변수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즉, AARRR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기업의 외부 과제에 대비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죠. 예컨데 외부 요인이 크게 미치는 이벤트들, COVID-19의 대유행,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과 같은 이벤트가 벌어지는 과정에서 국가간의 이동 금지나 곡물, 원유 가격의 급변 등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죠.

 

6. 품질이 아닌 수치의 강조 (Overemphasis on Quantity Over Quality)

이 프레임워크는 메트릭을 기반으로 하므로 기업이 질적 성장보다는 높은 수치를 추구하게 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허영 지표", 즉 수치로는 잘 드러나지만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숫자를 놓칠 수 있습니다. 순수한 양을 추가하는 것은 사용자의 경험과 브랜드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습니다.

 

7. 특정 비즈니스와 맞지 않을 가능성 (Potential for Misalignment with Specific Business Models)

앞서 AARRR의 유연성이란 장점을 언급했는데, 해당 장점이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AARRR 프레임워크는 원래 인터넷 기반의 스타트업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습니다. 때문에 모든 비즈니스 모델과 완벽하게 일치되지는 않죠. 일부 기업의 경우 당면한 특정 이슈를 대응하기보다 AARRR 프레임워크에 전략을 맞출 수도 있을텐데, 이로 인해 기업과 맞지 않는 전략과 이 전략에 할당되는 잘못된 리소스가 문제될 여지가 있습니다.

 

AARRR 프레임워크가 많은 이점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업은 그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필수이며, 규칙이 아닌 지침 정도의 스탠스로 AARRR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할 겁니다. 만일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룬 기업이라면 전체적인 성장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고민해야할 통찰력이나 전략 또는 측정 기준을 AARRR 프레임워크와 교차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국내에서도 그로스해킹이라는 개념이 범용화 되어가며 AARRR 프레임워크도 같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프레임워크를 소개하는 이들 대부분은 AARRR의 장점을 중심으로만 설명할 뿐, 단점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다루는 듯 합니다. 이 글을 작성한 이유는 AARRR의 개념을 정리해보고 그 유용성을 설명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AARRR의 남용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짚고 넘어가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기획자라면 좀 더 거시적인 시각에 따라 객관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데이터를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야메군, Web,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서비스기획 21년차로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 최근 스타트업계로 이직하여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현재 자율주행 도메인을 거쳐, 현재 SaaS 기반의 APM Monitoring 도메인에서 유일한 기획자로 재직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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