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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야메군입니다.
새로운 회사에 뿌리를 내리고 터를 잡아가느라 신경을 쓰다보니 어느 새 4개월이 흘렀습니다. 2018년에 계획했던 여러가지 일 중에 하나가 일주일에 1개씩의 직무 관련 포스팅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제게 부여한 책임이 나날히 늘어가는 요즘엔 너무 과한 계획을 세우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오늘은 몇 년 전부터 생각해오던 단위 서비스를 설계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을 하나씩 풀어보려 합니다. 이 내용들은 이미 제 강의 "5주 만에 완성하는 기획마인드" 강좌 커리큘럼으로 다뤄져왔던 내용이지만, 글로는 처음 풀어내는 것이며 강의에서 언급했던 내용 이외에 좀 더 싶도 깊은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서비스기획자로써 어느 정도의 업무경험이 쌓이게되면 관념적으로 늘 하던대로 해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혹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이렇게 했을 때 어떤 결과가 이어지는지에 대해까지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죠. 하지만 서비스기획자는 기획적 행위에 대해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다른 기획 포지션에 비해 넓으면서도 깊은 수준의 접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근거 중심주의에 따른 기획적 접근은 기획자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서비스기획이 기획영역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서비스기획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사업/전략기획 영역 수준의 비즈니스적 이해 뿐만 아니라 UI/UX 디자이너 만큼의 인터페이스 설계적 지식, 특정 환경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꿰뚫어볼 수 있는 인사이트까지 종합적으로 다뤄져야 하는 영역이 바로 서비스기획입니다.
고객의 서비스 진입에 있어 첫번 째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회원가입이란 영역 역시도 그러한 관점에서 다뤄져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설계할 때 서비스의 대문이라 할 수 있는 메인페이지의 컨셉이나 뒤따르는 레이아웃과 컨텐츠 배치, 컬러감 등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됩니다.
회원가입은 서비스 평가의 첫 번째 관문
흔히 기획자들은 메인페이지 기획의 완성도에 포커스를 두지만, 실제 고객들은 서비스 완성도의 첫 평가를 회원가입 영역에서 판단하곤 한다.
그 이유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고객이 도메인을 입력해서 들어오거나 혹은 앱을 실행했을 때 처음으로 접하는 영역이기 때문일 겁니다. 때문에 디자인 시안을 받을 때도 메인페이지와 서브페이지, 상세 페이지 정도의 시안을 받고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이 메인페이지를 처음 접했을 때 보통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깔끔하다.", "지저분하다.", "이쁘다." "복잡하다.", "뭘 눌러야 할지 모르겠다.", "로그인을 어디서 하지?" 정도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됩니다.
통상 이러한 생각을 UI적 관점으로 볼 수 있는데, 그간 몇 번에 걸쳐 UI와 UX의 차이점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못보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니 리마인드 차원에서 요약해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UI (User Interface) | UX (User Experience) | |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디자인의 시각적인 요소. 직관성과 인지성으로 요약. | 사용자의 경험을 측정하고 측정된 결과를 반영하여, 고객의 만족감을 이끌어내는 요소. |
한마디로 UI는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을 의미하고, UX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앞서 메인페이지가 고객에게 UI 측면의 만족감을 전달한다고 했는데, 고객은 UI 완성도를 통한 만족감 뿐만 아니라 여러 단계에 걸친 UX적 완성도에 따른 만족감이 전달되어야 비로써 "이 서비스 참 잘만들었다." 라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고객은 서비스의 어떤 단계에서 첫 번째 UX적 완성도를 판단하게 될까요?
바로 회원가입 영역입니다. 좀 더 정확히는 자신의 정보나 컨텐츠를 제공하는 영역이라 할 수 있죠. 그러한 관점에서 서비스의 본격적인 진입시점이라 할 수 있는 회원가입 영역은 고객에게 "우리 서비스가 이렇게 잘 만들었다구!!"를 어필할 수 있는 최적의 영역인 겁니다.
"아니 뭐 가입 페이지라는 게 어떤 정보 받을 지 정의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회원가입 영역을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인 정보수집 채널에 국한하여 접근한다면 고객의 만족도는 물론 회원가입 서비스의 이면에 깔려있는 의미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없게 됩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회원가입 영역 (naver.com)
그렇다면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설계에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정보수집 요소와 정보입력 요소 그리고 장애요소인데요, 이 각각의 과정은 독립적인 구조가 아니며, 모두 맞물려 돌아가는 유기적 요소입니다. 기획자는 이들 요소를 얼마만큼 완벽하게 제어하느냐에 따라 고객에게 서비스의 완성도를 어필할 수 있습니다.
정보수집 구조 설계의 방향성 ① - 분산
국내에 인터넷 붐이 일어난 이후 지금까지 수 많은 서비스의 흥망성쇠가 이어져오는 과정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은 서비스 영역이 바로 회원가입 영역입니다. 대부분의 서비스는 자체적인 회원을 받아 이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케팅을 펼쳐 수익을 창출하는데 사업의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때문에 서비스가 진화했다고 해서 가입을 받던 서비스가 가입을 안받는 형태로 발전하지는 않죠.
물론 SNS 이용자 인프라가 커짐으로 인해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등에서 제공하는 소셜 로그인과 같은 편의기능들이 추가되었을지언정, 회원가입의 틀 자체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회원을 요구하는 많은 수의 서비스들은 고객에게 가급적이면 많은 정보를 얻어내길 희망합니다. 물론 서비스의 유형에 따라 얻고자 하는 정보의 양에는 차이가 있을 지 모르지만 고객정보로 마케팅을 하고자하는 회사의 니즈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애초에 많은 정보가 필요치 않은 유형의 서비스는 크게 상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커머스 서비스나 고객의 성향 등의 자세한 고객정보가 필요한 서비스라면 약관동의는 차치하고서라도 받아야 하는 고객정보의 양이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이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많은 정보를 꼭 한 번에 다 받아야 할까?"
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야 필요한 고객정보를 한 번에 다 받는 것이 편할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고객 입장에서는 그 많은 정보를 다 입력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겠죠? 더불어 그로 인한 허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가입 전환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보수집 채널을 가입 프로세스에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연 고객이 선택정보를 입력할까? (interpark.com)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해당 서비스 전반에 걸친 디테일한 플로우와 사업 영역에 대한 이해가 따라야 합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보죠. 실물상품을 취급하는 커머스 서비스에서 고객에게 상품을 발송하기 위해서는 배송주소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입 시점에 배송주소를 입력받는 것이 좋죠. 또한 고객 역시도 상품을 배송받아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성정보를 입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당장 상품을 구매할 지 안할 지 모르는 고객 입장 1에서는 배송주소까지 입력하는 상황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기획자의 입장에서는 가입 전환율이나 체류시간 같은 데이터를 보며 이러한 상황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고려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가입 시 의례적으로 받아왔던 배송주소, 상품 구매 후 주문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도 한 번 더 받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유레카!! 주문정보 입력 시에 배송정보를 받고 이를 해당 고객 DB에 쌓게되면 가입 시 배송주소 입력으로 발생하는 허들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습니다.
정보수집 구조 설계의 방향성 ② - 당위성
그런데 서비스의 유형에 따라 "많은 정보를 입력하는 것=허들"이라는 공식이 수립되지 않는 곳들도 있습니다. 정보입력의 양은 어마어마하지만 정보 입력률은 상당히 높은 소셜 데이팅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자체는 고객의 선택이지만 일단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입력해야 하는데 그 정보의 양이 상당한 편입니다.
소셜데이팅 서비스는 일반적인 가입정보 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개인정보 예컨데 키나, 몸무게 등의 신체사이즈나 사는 지역, 직장/학력, 가족사항, 취미, 관심사, 좋고 싫은 것들 같은 개인의 신변정보, 성격이나 가치관 같은 무형의 정보, 더불어 원하는 이성과 관련된 이상형 정보 등를 입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 많은 정보를 다 입력해야 한다는 게 가입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허들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프로필 작성이 안되면 가입이 안되는 구조지만.. 다들 합니다. (amanda.co.kr)
이러한 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보수집 요소를 분산시켜야 겠다는 고민을 하게 될텐데, 단지 기본정보, 학력/직장정보, 취미/관심사 정보, 이상형 등 입력받는 정보를 단계로 나누는 것 정도로는 그 허들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왜 그 정보가 필요한 지 당위성을 고객에게 인지시켜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의 정보입력 규모에 따른 매칭율을 정량화해서 보여주거나, 희망하는 이상형 조건을 가진 이성의 수를 보여줌으로써 "많은 정보 입력이 곧 매칭의 비율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공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식이 고객에게 인식되었을 때, 많은 정보를 입력하는 것은 허들로 작용하지 않게 되며, 정보의 고도화 단계로 이어지는 연계구조를 갖추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매칭률이 저조한 고객을 대상으로 왜 매칭이 되지 않는지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류의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되겠죠? 넌 그냥 생긴 게 조옷같아서 안되는거야...
위에 언급한 커머스 서비스와 소셜데이팅 서비스의 사례는 동일한 회원가입 영역이라도 서비스를 접하는 고객의 유형과 고객의 인식 그리고 기획자의 사업영역을 이해하는 정도에 따라서 설계방법이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기존까지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단순한 정보 하나라도 수집의 목적과 필요성을 고민해보는 것이 우리 서비스의 특성에 최적화된 회원가입 정보수집 구조를 만드는데 있어 중요하다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018/04/23 - [웹기획가이드] 회원가입 서비스 ② - 본인인증, 왜 해야할까?
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8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 현재 하나투어에서 데이터 기반 서비스 설계 중. 2016년 7월 7일,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처음부터 다시배우는 웹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 이 부분은 차후 다시한 번 언급하겠지만, 커머스 서비스의 경우 가입고객이 구매 행위 외의 서비스 활용 범위가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입보다는 결제 측면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편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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