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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네이버 음향기기 관련 카페의 번개가 있어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들렀고, 음악과 포터블 디바이스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신 분들과 잠깐이지만 즐거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요즘 포터블 디바이스 유저들 사이에서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Sony의 프리미엄 사운드 Mirco SD Card(SR-64HXA)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습니다. 단지 고품질 음악 하나만을 위해 출시된 64GB의 자그마한 Mirco SD Card.. 모임을 끝내자마자 서둘러 인근에 위치한 소니스타일 압구정점에서 무려 18만원에서 천원 빠지는 문제의 그 물건을 Get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이미지

 

처음 이 모델을 기사로 접한 후, '내가 살면서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바꾼다거나, 커스텀 케이블로 사운드의 성향을 바꾸고, 24bit 고품질로 레코딩된 MQS. FLAC 파일로 사운드 성향이 바뀐다는 소린 들어봤어도, 메모리카드로 소릴 바꾼다니, 말이 돼?'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Sony의 프리미엄 사운드 Mirco SD Card에 전기적으로 발생하는 노이즈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해서 고음질 사운드를 실현한다는 이야기인데...(소니 개발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놀랍게도 메모리의 도료 색상에 따라서도 음질이 달라졌다고 하더군요..ㄷㄷㄷ) 제품 소개페이지엔 이런 이야기가 있네요?

 

외장메모리를 지원하는 HRA 워크맨 발매 이후, 소니 엔지니어는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서 메모리의 종류에 따라 음질이 상이하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가장 좋은 음질을 위해서는 워크맨 본체에 내장된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외장 메모리의 경우 메모리에 따른 음질의 편차가 크게 발생합니다. 편차의 원인은 외장 메모리를 장착했을 때 발생하는 일렉트로닉 노이즈 때문입니다. 데이터의 전달 유무와는 별도로 메모리 자체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음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이유에서 소니는 외장 메모리를 사용하더라도 내장 메모리에 최대한 근접하는 수준의 음질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하였으며, 그 연구의 완성이 바로 SR-64HXA 입니다. - 상품소개정보 발췌

 

 

이 이야기는 다시 말해, 내장메모리의 음질이 가장 좋고 프리미엄 사운드 Mirco SD Card는 그에 근접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다소 의아한 점은 제품을 사용해본 리뷰어들 중 열에 여덟은 다양한 수식어를 통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었고, 특히나 다소 느린 bpm의 클래식이나 재즈에 좋은 매칭율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많이 눈에 띈다는 점이었습니다. 평소 클래식과 재즈를 즐겨듣는 저로썬 혹할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입질이었지만,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일반적인 10 Class 64GB 마이크로SD 카드에 비해 16만원가량이나 비싼 이 매니아적 아이템을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정말 궁금 했습니다.

 

 

그런데 리뷰에 앞서 다른 블로거들의 리뷰나 제품관련 보도자료를 살펴보고 있자면 한 가지 간과된 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좋다"에 대한 비교대상이 외장 메모리간의 비교인지 내장메모리와 SR-64HXA의 비교인지가 다소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소니의 마케팅 사기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의 구매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좀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클래식, 재즈, 락, 소울 등 4개 장르의 체감적 느낌을 내장 메모리와 소니 SR-64HXA 및 일반 외장 메모리에 각각 담아 약 일주일간의 테스트를 진행해봤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블라인드 테스트가 아니며 객관적인 수치가 아닌 개인적인 판단에 따른 의견이라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테스트 디바이스는 아이리버 AK380, 이어폰은 JH Audio의 록산느(Labkable의 Samurai 커스텀케이블 연결)를 이용했고, 테스트 소스로는 각 장르 별로 한 곡씩이 아닌 하나의 앨범 전체를 들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Rock 장르

Classic 장르 

 Jazz 장르

Soul 장르

Maroon5

"V"

Masaaki Suzuki

Bach - Cantatas Vol. 43

Eddie Higgins Trio

Dear Old Stockholm

Norah Jones

"Little Broken Hearts"

FLAC(24bit)

DSF(24bit)

FLAC(16bit)

DFF(24bit)

 

내장메모리 VS 소니 SR-64HXA 

 

Maroon5의 "V" Deluxe Edition 앨범. 정통 Rock이라고 분류하기엔 팝의 느낌이 물씬 풍기긴 하지만, 제가 듣는 음악 선에서는 Rock 장르 쪽에 가까운 관계로 Rock으로 분류했습니다. 국내에선 결혼식 게릴라 콘서트 뮤직비디오 탓에 Suger가 많이 알려져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은 "Maps"와 타이틀 곡인 "Animals", 그리고 영화 비긴어게인으로 잘 알려진 "Lost Srars" 등 다채로운 히트곡들로 채워진 이번 앨범은 너무 대중적으로 변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너무 무겁거나 쏘는 곡들보다는 다소 가볍지만 듣기 편안한 이번 앨범을 즐겨듣게 되는데요.

 

 

AK380에 탑재된 256GB의 내장메모리와 소니 SR-64HXA에 동일한 앨범을 각각 담아 들어봤습니다. 일단 두 케이스 모두에서 노이즈 현상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소니 SR-64HXA에서 들었을 때보다 내장메모리에 담긴 곡 재생 시 아주 미세한 수준의 잔향 울림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Suger 재생 시 첫 키보드 전주에서 건반을 한 번 쳤을 때 내장메모리가 가진 울림의 깊이가 "띵-------"이라면 SR-64HXA에서는 "띵------" 정도로 언뜻 듣기엔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미세한 차이는 존재합니다.

 

그럼 Classic은 어떨까요? Masaaki Suzuki가 지휘하는 Bach - Cantatas Vol. 43는 겨울에 즈음해서 들어봄직한 세 곡의 칸타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중 첫 번째 곡 칸타타 제110번 "웃음이 우리들의 입에 가득하게 하소서"에서 귀를 가득 채우는 음악의 넓이.. 즉 스펙트럼 또는 양감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내장메모리와 소니의 SR-64HXA에서 각각 이 곡을 들어봤을 때 앞서 들어본 Mraoon5의 앨범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인 것에 비해 체감 상 내장메모리에서의 플레이 시 좀 더 구분이 되는 수중의 양감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느낌은 앨범 전체에서 균등하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JAZZ 장르에선 좀 다른 느낌일까요? Eddie Higgins Trio의 "Dear Old Stockholm" 앨범 수록곡들을 쭉 들어봤습니다. 일단 곡이 하나같이 감미롭네요.. 아... 마음이 편한해지는 이 느낌.. 좋아... 이 앨범에서는 스테이지의 양감과 더불어 콘트라베이스의 땅에 닿을 듯한 저음에서 그 차이가 갈리네요. 이 차이가 내장메모리와 SR-64HXA의 차이일지는 모르겠지만, SR-64HXA에서 플레이 시 다소 묻히는 감이 없지 않는 콘트라베이스의 음색이 내장메모리에서는 저음의 끝이 명료하게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저음을 선예도의 관점으로 표현하기는 좀 뭣하지만, 선명함에서도 내장메모리가 조금 더 우위에 있는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Soul 장르를 들어봅니다. 그래미의 여왕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은 Norah Jones의 "Little Broken Hearts" 앨범을 들어봤습니다.(Soul로 명확히 분류하긴 좀 애매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Norah Jones라는 가수는 제 관심 밖에 있는 가수였으나.. 나이가 들어가고 점점 여성호르몬 헐...이 많아지며 절절하고 끈적한 목소리의 Norah Jones의 곡들이 귀에 들어오네요.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인 "Good Morning" 느낌은 별로 굿모닝스럽진 않지만.. 은 소리의 양감이나 선예도만 따진다면 내장메모리가 나아보이지만 문제는 보컬입니다. 보컬에서는 오히려 SR-64HXA이 좀 더 나아 보입니다. 내장메모리에서 Norah Jones의 보컬은 너무 앞으로 튀어나온.. 다른 의미로는 너무 두드러지는 느낌을 가지다보니 귀가 피곤한 느낌을 받습니다만, SR-64HXA 메모리에서는 사운드와 보컬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라 피로감이 덜한 느낌입니다.

 

 

이렇게 네 가지 장르를 살펴보았을 때, 어떤 게 더 좋다를 딱 잘라서 구분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나 굳이 차이를 이야기한다면 제 관점에선 아무래도 내장메모리가 소니 SR-64HXA에 비해 조금 우위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물론 개인차이니 참고만 하시기 바라고요. 그렇다면 동 체급끼리의 비교에선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소니 SR-64HXA VS 삼성 64G EVO UHS-I(CLASS10)

 

앞 뒤 싹 자르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내장메모리와 SR-64HXA의 간극보다는 좀 더 큰 것 같지만..."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앞서 소개한 4개 장르의 앨범을 내장메모리와 SR-64HXA를 비교하던 그대로 동일하게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삼성 메모리에서는 아주 간헐적으로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하지만, 외계인을 갈아서 회로를 설계했다고 회자되고 있는 SR-64HXA에선 노이즈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더불어 4개 장르 공히 삼성 메모리에 비해 약간 넓어진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당연히 SR-64HXA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 당연한 처사이지만... 문제는 가격입니다.

 

 

삼성 MICROSDXC 64G EVO UHS-I(CLASS10)은 현재 네이버 최저가 기준으로 2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인데 비해 우리의 SR-64HXA는 무려 18만원에서 1천원 빠지는 고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소니스타일 온라인 매장에서는 품절처리가 됐네요. 인기폭발인가..) 두 제품 사이의 가격 차는 무려 16만원가량.. 아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는 구매를 하긴 했지만, 다른 분들에게 추천해야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삼성 메모리를 추천할 듯 합니다. 사운드의 질 적인 측면에서는 분명 SR-64HXA가 나은 점이 있고, 원체 주관적인 부분인 만큼, 가격에 대해 뭐라 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이 정도의 사운드를 듣기 위해 16만원이나 지불해야 한다면 차라리 그 돈으로 "Fiio E12"같은 포터블 DAC를 구매하고 남은 돈으로 맛있는 식사나 영화 한 편 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내장 메모리보다 좋을 순 없지만...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디바이스 내 보드에 직접 연결된 내부 메모리에 비해 더 나은 성능을 보인다는 건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거짓말 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소니스타일 홈페이지에서는 내부 메모리가 아닌 다른 외부 Mirco SD 카드와 비교했을 때, 다소 과장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낫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 포스트를 보고 계신 분이 제품 구매 전 많은 고민과 함께 제품의 성능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거쳤다면 SR-64HXA 메모리 구매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뭐 돈 있으면 지르는게지.

 

특히나 DX90과 같이 자체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지 않은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면 SR-64HXA를 구매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만 합니다. 메모리를 교체해서 얻어지는 사운드 퀄리티 향상이 분명 있습니다만, DAC를 연결하는 것이 음질 향상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굳이 메모리에 투자하는 것은 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저야 소니스타일 마일리지가 8만 포인트 쯤 있었기에 부담없이 질러준 케이스 사실 포인트가 그렇게 쌓인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는 건 함정.. 이지만, 소니의 SR-64HXA은 마케팅적인 수사가 좀 과하게 반영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네요. 어떡하시겠습니까? 조금 더 나아진 음질을 갖기 위해 18만원을 불태울 준비, 되셨습니까?ㅋㅋㅋ

 

 

 

 

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5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현재는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Machine learning과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출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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