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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웹기획 강의를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레 참석자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많은 질문들을 받곤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을 자주 하다보니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질문하는 참석자의 표정만 보더라도 '저 사람이 처한 문제가 무엇이구나..'하는 예측이 가능할 정도로 또다른 의미의 관상쟁이가 되어가는 듯 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질문 방식의 대부분이 다소 미숙한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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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의미하는 미숙한 형태란 바로 "답을 얻기 위한 질문"을 의미합니다. 답을 얻기 위한 질문이라... 질문에 답을 얻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 과정입니다.

 

질문에도 방법이 있습니다. 

대표이미지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질문"의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니 "알고자 하는 바를 얻기 위해 물음."이라 정의되어 있습니다. 그 이야기인 즉슨 강의 참석자들의 질문방식은 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인데, 미숙한 형태라고 하는 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일까요? 맞습니다. 뚱딴지. 하지만 기획자에게 있어선 확실히 잘못된 정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획자들의 질문은 단순히 정답을 얻기 위한 질문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다시 말해 정답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정답이 아닌 스스로 그 과정을 찾아가기 위한 종착역으로써의 질문, 예를 들어 "SNS가 뭔가요?"와 같은 질문이 아닌, "SNS를 알아보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약자라고 합니다. 이게 맞나요?"나 혹은, "강사님, 멤버쉽 서비스 어떻게 만들어야 해요?" 가 아닌, "이번에 멤버쉽 서비스를 만들려고 이렇게 고민을 해봤는데, 한번 검토해주세요."와 같은 형식이어야 합니다.

 

질문의 원칙과 "왜?"

 

제 강의에서는 참석자 분들의 질문을 받기 전에 한 가지 원칙을 말씀드립니다. 뭐 현장에서 받는 질문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이메일이나 메신저 등을 통해 온라인 상에서 질문하는 경우, 질문하기 이전에 질문할 내용을 한 번 찾아보고 고민해보라는 선행과제가 그것입니다. 물론 당사자에게는 당장 정답을 알아야 할 만큼 시급한 과제일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당장"이라는 것이 임시방편으로 남게 된다는 점이며, 당장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획자에게 장기적인 이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 입니다. 장기적인 이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학창시절, 시험을 목전에 앞두고 벼락치기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렇게 벼락치기를 했을 때, 시험성적은 나올지언정 하지만 시험성적은 늘 안나왔었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또다시 벼락치기에 의존해야 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 결코 긍정적인 상황은 아닐 겁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답을 찾기위한 과정을 습득하고 "개념의 본질적인 이해"를 통해 기획적 응용력을 높여야 합니다. 말이 좀 어렵죠?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스스로 답을 찾지 않는 이상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획의 응용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조건은 바로 개념의 이해이다.

 

요즘 초, 중, 고등학교의 교육은 과거와 달리 문제의 답 자체 보다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왜 그런가?"를 더 중요시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친구들이 막상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그때의 경험은 깡그리 잊은 채, 정답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곤 합니다. 뭐 충분히 이해는 합니다. 회사라는 곳이 업무를 진행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기에 일에 치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상황에서 공부할 시간을 준다? 정말 언감생심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자는 이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극복의 원천은 바로 어떤 상황이나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실 다른 포지션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획 포지션 만큼은 "왜?"를 통한 의문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기획자에게 왜라는 것은 하나의 숙명과도 같은 키워드이며, 본인이 기획하는 서비스나 앱, 웹사이트를 왜 기획해야 하는지 모르는 기획자는 스토리보드는 잘 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절대로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가 없으며, 설령 승진을 하고 팀장의 타이틀을 단다고 해도 그에 맞는 성과를 내기 어려울거라 단언합니다.

 

"나"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앞에서 "질문의 원칙"과 "왜?"라는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이유는 바로 기획자 본인의 서비스 가치관과 아이덴티티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연차가 얼마되지 않은 주니어 기획자나 극히 일부지만 시니어급 기획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그들의 기획서를 살펴보면 그 기획의 의도나 방향성을 익히 짐작하기 힘든 모호한 경우를 간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기획이든 기획의 의도나 중요한 가치관이 반영되기 마련이지만 생각이나 고민이 충분치 못한 경우, 알맹이가 쏙 빠진 기획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벤치마킹이라는 명목 하에 뭔가 흉내를 내긴 했는데, 그 서비스나 웹사이트의 본질적 가치는 가져오지 못한 것이죠. 

 

이러한 원인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기획자 본인의 노력 부족으로 꼽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떠넘길 순 없는 게 체계적이지 못한 도제식 기획환경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 강의에 참석하시는 분들의 약 70%는 기획업무를 배울 수 있는 사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 강의를 찾아 주십니다. 왜 사수가 있는데도 강의를 찾았느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사수가 잘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을 주시곤 합니다. "사수가 잘 알려주지 않는다?" 15년 전, 마땅한 사수도 없고 지금처럼 기획관련 강의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던 환경에서 일을 시작했던 제 입장에서는 100% 공감하기는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되기도 합니다.

 

그 누구도 당신의 넥스트를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바로 일을 잘하는 것과 일을 잘 가르치는 것은 카테고리가 다르기 때문이죠. 모든 사수역할을 하는 기획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부사수에게 자신의 기획적인 이해를 온전히 전달하기엔 무언가 답답한 점이 있을 것이고요, 반대로 부사수 포지션에 있는 기획자 역시도 사수에게 어떤 질문을 했을 때 그에 대한 답변에서 뭔가 답답한 구석이 있었을 겁니다. 아마 사수 역시도 기획을 체계적으로 배우진 못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기획적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에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부사수는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배워서 본인의 것으로 흡수해야만 성장이 가능합니다.

 

자... 상황이 이렇다면 아쉬운 사람은 부사수 입니다. 뭔가를 배워야만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뭔가 배우기 힘든 상황. 회사를 옮겨야 할까요? 아마 옮겨도 별반 차이는 없을 겁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딱히 기획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일부 뜻 있는 시니어급 기획자들이 운영하는 기획 강의들이 존재하므로 이를 통해 기획을 배울수도 있겠죠.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바로 스스로 배워 나가야만 합니다. 스스로 배운다는 것은 그 만큼 기획자 본인의 노력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노력의 방법은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좀 더 세련된 질문의 방식을 통해서 내가 궁금해하는 내용의 답을 얻어가는 겁니다.

 

단순히 정답을 얻어가기 위한 그런 질문이 아닌, 기획자 스스로 질문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고 가설을 수립하여 검증해나가는 방식이 질문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검증은 사수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즉, 사수에게 질문을 할 때 한 때 유행했던 "심심이"에게 질문 던지듯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아닌지를 재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기반을 갖춘 기획자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다소 체계적이지 못한 사수의 노하우를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자, 사수의 부담을 덜고 부사수 본인이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의 공감댓글 한마디가 더 좋은 글이 나오는 원동력이랍니다. 글을 통해 도움이 되셨거나 기획과 관련해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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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5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현재는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했으며, 2016년 7월 7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처음부터 다시배우는 웹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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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koyeseul.net BlogIcon 책덕후 화영 신고">2015.08.24 20:01 신고

    사실 개발자에게도 왜라는 질문은 상당히 중요하고, 전반적으로 글의 내용에 공감합이다. 일례로 오픈소스 플러그인을 가져다 쓰는 것만 해도 그 플러그인의 구조를 대강이라도 알고있는 것과 아예 모르는 것은 큰 차이에요. 왜냐하면 실무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플러그인 등을 수정해서 서비스해야 할 때가 많거든요.

  2. Favicon of http://www.gouse.co.kr BlogIcon IT광부 광남이 신고">2015.08.28 10:34 신고

    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그렇겠지만 저도 빡빡한 일정에 프린터 같이 찍어내는 식의 기획서와 스토리보드를 보며 자아의 성장이 더딤을 느끼며 깊은 한숨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5년이 넘는 기획자 인생 ..남는건 빨라진 문서편집력 밖에 없는 것 같네요....하지만 야메군님의 말씀을 보며 몇번이고 기획자로서의 질문과 자세 잊지않고 노력해보려합니다. 감사합니다 ^^

  3. 신입 신고">2017.06.07 19:27 신고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책 구입한 신입입니다! 공부하면서 근무하면서 궁금한게 있습니다.
    회사사정상 스토리보드만 보고 기획의도 파악 및 기획서를 작성해야 되는데 생각보다 어렵네요.. 기능들 보고 어림짐작만 해야된다는게 압박이 큰데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기획서를 작성할까요? ㅠ.ㅠ 우선 틀을 잡은것은 5W, 2H(수익성은 뺄겁니다.) 에 집중하면서 하고는 있으나.. 도와주세요 강사님 ㅠㅠ QnA가 없어 이렇게 댓글로 답니다.

    • Favicon of http://www.yamestyle.com BlogIcon 야메군 신고">2017.06.07 21:56 신고

      일단 다니시는 회사에서 본인의 역할과 업무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가 궁금해요.

    • 신입 신고">2017.06.08 08:17 신고

      우선 저는 웹/앱 기획자로 취업했고 현재는 회사 내부의 서비스를 이해하는데에 집중하고 있는 중입니다. 범위는 벤쳐회사다보니 딱히 정해져있진 않은데 현재까지 몇일동안 근무하면서 제가 본 것은 I.A 스토리보드 정도지만 대표님과 개발자분들이랑 자주 소통하는 분위기라 이것저것 시도는 자주하는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www.yamestyle.com BlogIcon 야메군 신고">2017.06.09 17:47 신고

      아하.. 그러시군요!!
      참고로 내일 신입기획자 세 분과 함께 여의도에서 Q&A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혹시나 제때 이 글을 보시면 010-5183-8272로 문자 주세요. 내일 시간 되시면 궁금하신 내용에 대해 같이 만나서 이야기 해요~

    • 신입 신고">2017.07.03 15:36 신고

      야매님 다른글을 살펴보느라 이제야 이 댓글을 보내요 ㅠㅠ 답장 늦은건 너무나 죄송합니다.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책이랑 여기 홈페이지는 하루에 한번씩 꼭 들어오거나 봅니다. 하하)

    • Favicon of http://www.yamestyle.com BlogIcon 야메군 신고">2017.07.03 15:37 신고

      괜찮습니다. 시간 괜찮으실 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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