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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법원에서 애플과 삼성간의 특허소송에 대한 배심원 평결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배심원들이 애플의 손을 들어주었고 삼성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조원 대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배상해야 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여기서 누가 이겼고 졌는지에 대한 논란은 잠시 접어두고, 이번 재판에서 자신들의 보유한 특허가 어떻게 침해 당했는지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두 회사의 접근방식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삼성은 자신들의 특허를 사용하지 않고는 3G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다는 독점적이고도 유니크한 펙트 중심의 기술기반 변론을 했습니다. 그에 반해 애플은 각각의 증거에 스토리텔링을 적용하여, 배심원들에게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전달하여, 유리한 평결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이러한 애플의 스토리텔링 형식의 가이드를 종합해보면...

 

1. 아이폰을 출시했다.
2. 삼성은 아이폰을 연구했고, 내부 분석자료에서 아이폰과 기능적 유사점을 가져가려고 했다.
3. 삼성전자 사장 역시도, 아이폰 같은 기기 제작을 지시했다. (Let's make something like the iPhone)
4. 안드로이드 OS 개발사인 구글 역시도, 삼성의 이 같은 사항에 대해 서면으로 지적했다.
5. 애플이 5년이나 걸린 결과물을 삼성은 단 3개월 만에 이뤄냈다.
6. 이는 곧 모방이라 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출시 시점부터 단 몇 개월여 만에 갤럭시 시리즈가 출시된 것이 모방이라는 점을 근거와 함께 스토리텔링 요소를 통해 어필한데 반해, 삼성의 경우는...

1. 애플이 주장하는 디자인의 특허는 이미 다른 휴대폰들이 채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2. 오히려 애플은 삼성의 통신특허를 침해하고 있다.


위와 같이 펙트만을 나열한 형태로 애플이 주장한 디자인 특허는 실효성이 없다고 반박을 합니다. 하지만 애플이 몇 년이나 걸린 개발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근거데이터 등의 증거를 갖춘데 반해, 삼성은 불과 몇 개월 만에 갤럭시 시리즈가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애플과 삼성 두 회사가 가진 관점의 차이는 주력광고에서도 갈리게 되는데, 삼성의 광고는 주로 기능을 중심으로 어필했고 애플은 사용자들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부각시킴으로서 자연스럽게 사용자들에 스며들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같은 사례에서 보듯 두 회사의 판이한 접근 방법은 우리 기획자에게 있어서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근거'와 '논리'만으로 무장한 서비스는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어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왜 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하고 쉬운 당위성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것 입니다.

 

 

명확한 당위성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 할지라도 사용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당위성은 바로 서비스의 아이덴티티로 귀결된다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해, 아무리 UI나 UX, 또는 컨텐츠가 잘 갖춰진 서비스라 할 지라도 그것을 하나로 이어 줄 아이덴티티, 다른 말로 스토리를 갖추지 못했다면, 그것이 갖춰진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당위성 부재의 대표적인 사례로, 넥슨이나 기타 게임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게임 사이트를 살펴보면 게임소개 정보와 고객센터 그리고 자유게시판, 공략 게시판 등등의 커뮤니티가 갖춰져 있습니다. 아마도 게임 사이트 내에서 고객 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지 싶은데, 실상 이들 사이트 내에서 이뤄지는 소통보다는 네이버 커뮤니티가 훨씬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활동의 당위성을 줬느냐, 아니냐로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포털에서 운영하는 대다수의 게임사이트들은 사용자들이 커뮤니티를 이용할 때, 어떠한 유형으로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니즈 분석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커뮤니티에 글 남기면 포인트나 경품 좀 주는 식의 단순한 접근이 게임사이트 내 커뮤니티 존재의 의미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이라도 게임 사이트 하나를 만들 때, 외부에서 활성화 된 여러 게임관련 커뮤니티의 사용자 유형이나 커뮤니티 소비 계층에 분석을 해보세요. 분석을 전제로 할 때 게임 사이트 내 커뮤니티 활성화가 그리 요원한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는 비단 게임 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및 기타 커뮤니티가 주가 되지 않는 여러 서비스들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우리 서비스의 아이덴티티, 이 서비스를 왜 이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접근해 본다면 아직까지 아무도 성공시키지 못했던 서비스 내 커뮤니티 활성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 합니다.  

지금 한 번 고민해 보시죠?
단.. 고민의 포인트가 우리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가 이닌.. 사용자들이 우리 사이트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여기에 어떤 스토리를 부여할 것인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8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민간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 현재 하나투어에서 데이터 기반 서비스 설계 중. 2016년 7월 7일,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처음부터 다시배우는 웹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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